軍 "지휘관 판단" 대응사격했다더니···사단장 보고까지 거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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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 북한군 GP [중앙포토]

강원도 고성 북한군 GP [중앙포토]

지난 3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에서 벌어진 총격사건 직후 북한군이 14.5㎜ 고사총을 발사한 감시초소(GP)에 대해 현장 검열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7시41분쯤 북한군 GP에서 한국군 GP를 상대로 대구경 공용화기인 고사총을 최소 네 발 이상 쏜 뒤 해당 북한군 GP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보였다. 군 소식통은 “당일 오후 지휘관급이 타는 군용 전술차량 여러 대가 북한군 GP에 나타났다”며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북한군이 GP에 무장병력을 추가로 보내는 차원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이를 놓고 북한군 GP의 상급부대에서 ‘우발적 총격’이 벌어진 데 따른 사고 조사(검열)를 실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군 주변에선 북한군이 총격으로 한국군의 경계태세를 떠본 뒤 기만술을 동원했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북한군, 총격 후 현장 검열 정황 #지휘관 탄 차량 초소 이동 포착

북한군 총격 후 사단장 보고까지 거쳐 20여 분이 지난 뒤 경고성 대응사격을 한 것을 놓곤 늑장 대응 논란이 벌어졌다. 군은 당초 "현장 지휘관 판단하에 대응사격했다”고 밝혀 GP의 소초장(중위) 판단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단장 보고까지 올라갔다. 군 관계자는 “GP 소초장이 사단장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명령을 받고 대응사격을 했다”고 해명했다.

◆북 해명 없는데 판문점 견학 재개=북한군의 총격 해명과 재발 방지 약속이 없는 상황에서 통일부는 판문점 견학 재개에 나서며 논란을 또 부를 전망이다. 이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판문점과 경기도 파주에 있는 철거 GP를 방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미뤄진 판문점 견학 재개를 위한 현장점검이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조만간 (견학 재개) 날짜가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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