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도 때론 수동적이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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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가장 강한 자극을 얻는 섹스 형태는 무엇일까? 물론 각각의 성적인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오럴섹스를 꼽는다. 오럴섹스는 여자가 남자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는 것이다.

예전엔 변태적인 성행위라고 터부시했지만 고대의 클레오파트라도 당대 가장 유명한 오럴섹스 전문가였다고 한다. 그녀는 1천 명 이상의 남자에게 오럴섹스를 해줬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왜 오럴섹스에 그토록 흥분하는가?

남자들은 늘 섹스 중에 자신의 힘을 과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여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감 따위에 사로잡혀 행복하고 즐거운 섹스를 하기가 어려운 족속이다. 스스로 모든 것을 짊어진 남자가 아무것도 의식할 필요 없이 완전히 수동적으로 여자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섹스에 대한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는 것이다.

즉 남자들에게 오럴섹스는 의무감과 강박관념에서의 해방이다. 남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남자의 껍질을 벗고 원초적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비굴한 느낌이 들어서 싫다´ 거나 ´더럽고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점점 성에 대해서 직설적이고 당당하게 싫고 좋음을 확실하게 표현하지만 남자들은 자신의 의무는 당연하게 여기고 요구는 쑥스럽게 여긴다.

다른 모든 것이 그렇지만 섹스에서도 남녀는 평등해야 한다. 여자가 남자의 성적인 만족을 위한 수단이 아니듯이 남자 역시 마찬가지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남자, 여자의 성은 서로의 만족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고 이상적인 파트너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을 통해 남자고 여자고 성적 만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럴섹스에 대한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여자는 남자의 사랑과 함께 클레오파트라의 권력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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