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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 정보기관 “중국, 코로나 사람 간 전염 한달여 숨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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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폭스뉴스와의 타운홀 미팅에서 ‘아메리카 투게더: 일터로의 복귀’란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폭스뉴스와의 타운홀 미팅에서 ‘아메리카 투게더: 일터로의 복귀’란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거들을 은폐하거나 파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호주 데일리텔레그래프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파이브 아이스의 15쪽짜리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미국 DHS “중국, 심각성 축소하며 #해외서 마스크 등 의료장비 수입”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조사에선 #“프랑스 코로나, 우한과는 다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의 위험을 폭로한 의사들을 침묵시키거나 사라지게 했고, 연구실에서 코로나19 증거를 파괴했으며, 외국 전문가들에게는 생체 표본 제공을 거부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염 사실을 숨겼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이미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를 파악했지만, 올해 1월 20일까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파이브 아이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유출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중국이 의료 물자를 비축하기 위해 코로나19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3일 DHS가 지난 1일 펴낸 4쪽짜리 보고서에서 중국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동안 해외에서 의료장비를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수출은 줄였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은 수술용 마스크 수입량을 278%, 수술용 방호복 수입량을 72% 늘리는 등 의료장비 수입을 대폭 확대했다. 반면에 마스크는 48%, 의료용 인공호흡기는 45% 줄어드는 등 의료용 장비 수출은 감소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DHS 보고서는 ‘공직자 내부용’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3일 ABC방송에서 코로나19 발원지로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지목하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것(코로나19 바이러스)이 우한에 있는 그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엄청난 양의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대한 증거’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회자가 “중국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건가, 아니면 우발적 사고였나”고 묻자, 그는 정확한 답변을 피하며 “중국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세계 보건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거부했기 때문에 나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사평(社評)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가 우한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 번도 증거를 꺼내 보여준 적이 없다”며 “미국 일부 정객이 코로나19 발원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여론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보기관들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 조사를 지시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증거를) 봤다”고 답했다.

한편 프랑스 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직접 온 것이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진원지에서 온 뒤 프랑스에서 확산한 변종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8일 전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실비에 반더베르프 연구원과 에티엔 시몽-로리에 연구원이 프랑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중국이나 이탈리아에서 온 것과는 종류가 달랐다. 파스퇴르연구소가 프랑스 전역에서 90명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자에게서 샘플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프랑스인들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와는 종류가 달랐다. 이 연구는 다른 연구자들의 리뷰를 거치지 않았다.

이영희·석경민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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