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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의 출근···마지막 35명 복직한 날, 쌍용차는 도산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첫째)을 비롯해 11년 만에 출근하는 쌍용자동차 마지막 복직자들이 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첫째)을 비롯해 11년 만에 출근하는 쌍용자동차 마지막 복직자들이 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2009년 쌍용차 사태로 해고됐던 마지막 복직자 35명이 4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으로 출근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출근 전 기자회견에서 “동료들이 모두 복직한 뒤 마지막에 복직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100억원대에 달하는 손해배상 가압류 문제가 남아 있어 생각할 때마다 아찔하지만, 노사와 정부가 적절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 당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날 출근하면서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대량해고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며 “회사에 복귀하면 비정규직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않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공장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중인 노조원들. 노조의 기자회견 도중 경찰헬기가 도장공장 위를 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공장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중인 노조원들. 노조의 기자회견 도중 경찰헬기가 도장공장 위를 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마지막 복직자들은 2018년 노사 합의에 따라 당초 올해 초부터 출근하기로 했지만 쌍용차 경영 악화로 무기한 유급휴직 조처됐다. 이에 이들은 “노동자가 일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임금(70%)을 받느냐”며 지난 2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 신청을 내는 등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쌍용차는 노사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를 통해 휴직 처리된 복직자들을 5월부터 부서에 배치하고 2개월간 현장훈련 및 업무교육을 거쳐 7월 1일 현장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쌍용차 사태는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 명이 정리해고 되자 노조원들이 반발해 5월 21일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에 돌입하면서 촉발됐다. 77일간 이어진 파업 과정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고, 1700여 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끝까지 파업한 노조원 970여 명은 무급휴직·명예퇴직을 선택해야 했고, 165명은 선택을 하지 않아 결국 해고됐다. 이후 쌍용차는 경영상태가 호전된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복직시켰고, 이후 2016년 40명, 2017년 62명, 2018년 87명이 순차적으로 복직했다.

쌍용자동차의 SUV 티볼리.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의 SUV 티볼리. 사진 쌍용자동차

11년 만에 복직한 회사는 경영난에 시달려 

이들의 복직과는 별개로 현재 쌍용차의 경영 상태는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 2819억원을 기록했고,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업황이 악화하자 최근 쌍용차에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마힌드라 측은 대신 긴급 운영자금 400억원을 투입했지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의 차입금은 2540억원에 달한다. 추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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