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예방약 품귀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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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말라리아 환자도 급증하고 있으나 예방약을 판매하는 병원.약국이 드물어 아프리카나 동남아 지역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말라리아 환자는 국내에서 1998년 3천9백32명, 지난해 3천6백21명이 발생했으며 올해에도 4월 말 현재 56명이 감염됐다. 이중 아프리카 등을 여행한 뒤 열대성 말라리아에 감염된 환자는 98년 61명, 99년 53명, 올해는 13명이다.

그러나 16일 현재 전국 30여곳의 병원과 약국에서만 말라리아 예방약을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말라리아 감염 가능성이 큰 지역을 가는 여행객들은 예방약을 판매하는 지정 병원이나 약국을 찾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충남지역에는 예방약을 판매하는 약국이 한곳도 없어 아프리카 지역 여행객들은 대전이나 대도시에서 예방약을 구해 복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충남도내 해외 여행객은 98년 1만4천여명, 지난해 2만8천여명인데 절반 가량이 말라리아 오염 가능지역인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를 다녀왔다.

국제공항이 있는 제주도 내에서는 제주시 탑동 보룡약국이 유일하게 먹는 말라리아 백신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시내 김약국과 조일약국도 백신을 판매해 왔으나 최근 물량이 동났다.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공항 내 약국은 16일 현재 백신이 동나 헛걸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김해공항이 있는 부산지역의 경우 김해국제공항 내의 국제선 약국과 부산시 남포동 세명약국에서 예방약을 판매한다.

국제선 약국에선 매주 태국행 비행기가 떠나는 수.일요일에 여행객들이 주로 구입하고 있으며 공급이 달린 적은 없는 상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말라리아 예방약은 수입품으로 한 사람이 복용하는 여덟알에 3만5천원이나 되는 등 가격이 비싼데다 수요가 적어 병원이나 약국이 사다놓기를 꺼린다" 며 "유명 병원이나 약국에 예방약을 갖다놓도록 권장하겠다" 고 말했다.

김관종.김방현.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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