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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왜 이리 추워? '북풍의 심술' 시속100㎞ 강풍 몰아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세종시 세종 호수공원에 설치된 바람개비 조형물이 바람에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 전국에 시속 30~60㎞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2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돼있다. 차고 강한 이 바람은 중국 북부에 위치한 차가운 고기압이 크게 발달하면서 불어내려오는 바람이다. 연합뉴스

21일 세종시 세종 호수공원에 설치된 바람개비 조형물이 바람에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 전국에 시속 30~60㎞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2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돼있다. 차고 강한 이 바람은 중국 북부에 위치한 차가운 고기압이 크게 발달하면서 불어내려오는 바람이다. 연합뉴스

이틀째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22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서울·경기도는 시속 70㎞, 강원도는 시속 110㎞, 전라‧경상 등 남부지방은 시속 80㎞가 넘는 강풍이 관측됐고 일부 남부내륙을 제외한 전국에 강풍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특보는 22일 밤 대부분 해제되겠으나 바람은 주말까지 간헐적으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항공기 운항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거대 고기압이 만든 센 북풍

중국 북부지역에 발달한 큰 고기압(파란 원)과 쌍으로 발생한 큰 저기압(빨간 원) 사이에서 강한 기압 차가 생긴다. 그 사이에 한반도가 위치해있어 21일부터 전국에 차갑고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자료 기상청]

중국 북부지역에 발달한 큰 고기압(파란 원)과 쌍으로 발생한 큰 저기압(빨간 원) 사이에서 강한 기압 차가 생긴다. 그 사이에 한반도가 위치해있어 21일부터 전국에 차갑고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자료 기상청]

4월 중후반에 느닷없는 차가운 강풍은 중국 북부지방에 발달한 큰 고기압 때문이다.

기상청이 최근 10년간 풍속을 비교해보니 서울‧춘천 등 내륙지역은 봄철이 가장 바람이 강했다. 인천‧강릉 등 해안지역은 겨울바람이 강한 것과 다른 특성이다. 기상청은 “봄은 낮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바람이 늘 불고, 꽃샘추위 등 기압계 변화로 바람이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며칠은 거대한 고기압과 저기압이 맞닿으면서 더 강하게 바람이 불었다. 역대 주요 도시의 4월 순간최대풍속 최고값은 1911년의 강릉 35.3㎞/h였던 데 비하면 올해 4월 강풍은 훨씬 강한 셈이다.

윤기한 사무관은 “최근 중국 북부지방에 보기 드물게 강력한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쌍을 이루는 저기압도 강하게 발달하고, 둘 사이에 기압골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강한 바람이 불었다”며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기 때문에 기온도 꽤 낮아, 퇴근길 ‘춥다’고 느껴질 만큼 체감기온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근길 5도 미만, 바람 겹쳐 더 추워요

강한 바람에 겹쳐 기온도 떨어졌다. 21일 퇴근길을 겨울 추위처럼 느껴지게 한 찬 공기가 북쪽에서 계속해서 내려오면서 주말쯤 한반도 남쪽을 지날 예정이다. 22일, 23일까지 아침과 저녁 기온이 낮은 데다 바람이 더해지면서 체감온도는 3~4도 정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까지 낮 최고기온 15도 내외, 아침 최저기온도 5도 이하로 쌀쌀할 것”이라며 “경기동부‧강원영서 등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지역은 농작물 냉해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4일 일부 지역에서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권으로 떨어지지만, 주말부터는 낮 기온이 20도 정도로 다소 오를 전망이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공기는 황사를 몰고 온다. 22일 오전 백령도를 시작으로 서해안부터 황사가 관측됐다. 22일 전국에 차례로 황사가 나타나지만, 강풍에 오래 지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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