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김종인 비대위'로…"142명 전수조사서 압도적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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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체제’에 당의 운명을 맡긴다. 지난 4ㆍ15 총선에서 참패한 뒤 6일 만이다.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 대표권한대행은 22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전수조사 결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다수로 나왔다. 다음주초쯤 구성 절차를 마치도록 할 생각”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 제안을 받아들이실 거라고 생각한다. 전화를 해서 (비대위 기간 등에 대해) 직접 말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은 21일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놓고 의원과 당선인 142명을 대상으로 전화 전수조사를 했다. 단 한 명이라도 의견이 많은 쪽으로 결정짓는 사실상의 ‘선출 선거’였다. 연락이 닿지 않은 2명을 제외한 140명이 응답을 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21일 총선을 3주 앞두고 통합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2016년 20대 총선에선 반대편인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이번 총선에선 ‘김종인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에 선거 이슈가 덮인 데다가, 뒤늦은 합류로 선거 결과를 뒤집을 현실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당 내부에 있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비대위 앞에 놓인 길은 가시밭이다. 참패 후유증으로 혼란스러운 당을 수습해야 하는 데다가, 비대위 위상도 확실하지 않아서다. 한 통합당 인사는 “조기 전당대회를 여는 대신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확실한 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며 “향후 무수한 당내 진통과 패배 책임론 등으로 당이 시끄러울 텐데 비대위가 순항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공천 잡음을 꼽았다. 그는 “공천이 총선 참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천 잡음이 선거에서 하나도 없어야 하는데, 공천 과정을 보니 선거가 저렇게 해서 제대로 되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후보들의 막말 논란도 패배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말에 대한 신중성을 가졌어야 하는데, 말을 함부로 해서 설화가 생겨났다. 선거에 가장 좋지 못하게 작용했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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