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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까똑 까똑 귀찮다고?…당신, 행복한 줄 알어!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인춘의 80돌 아이(26)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작가노트

이 자리에서 새삼 카톡(카카오톡)의 정의를 알아봅니다.
‘사람과 세상, 그 이상을 연결하며
실시간 그룹 채팅 및 1:1 채팅을 즐길 수 있고
사진 동영상, 연락처 등의 멀티미디어도
간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매개체’
그렇습니다.
현대문명의 이기가 낳은 또 하나의 새로운 언어전달체임이 틀림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 주머니의 핸드폰으로
문자나 이미지를 이용해 나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는 현대인에게는 참으로 편리한 기기입니다.

나는 80이 넘은 나이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마누라와 ‘카톡’을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말로써 하는 통화보다는 ‘카톡’으로 주고받는 언어는
색다른 맛이 있기 때문에 참 즐겁습니다.
나만 그런 생각인 줄 알았는데 마누라도 동감이라고 웃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우리 부부는 또 토닥토닥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옛날 같으면 서로 입이 부어터져 꽤 오랜 무언의 시간 속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겠지만, 이제는 ‘카톡’이 있어 쉽게 해결해줍니다.

“자기야! 오늘은 내가 너무 심했지? 나라는 녀석, 언제 철이 들는지 몰라^^”
내 자존심을 ‘카톡’에 슬쩍 기대어 마누라 핸드폰으로 날렸습니다.
‘.....................’
마누라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자존심 세우고 있겠지요.
그러나 그 자존심의 생명도 몇 분을 넘지 못했습니다.
“철없는 건 아는 모양이네! 미친다니까 정말! ㅠ.ㅠ; ”
마누라는 답장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ㅋㅋㅋ
부부싸움은 너무 쉽게 끝났습니다.
나는 곧장 ‘꾸벅’ 고개를 숙이는 이모티콘을 신나게 날렸습니다.
마누라도 즉시 ‘내가 못 살아!’라는 문자가 섞인
이모티콘을 보내왔습니다.
‘카톡’을 만든 천재가 누구인지 찬사를 보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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