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술 조사 45분이 전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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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라크 현지 실태를 점검하고 최근 귀국한 정부 합동조사단이 한국군 추가 파병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북부 모술 지역의 치안상태를 놓고 내부 이견을 노출, 파병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강대영 조사단장(국방부 정책차장)은 6일 이라크 현지 조사와 관련된 브리핑을 열고 "한국군의 이라크 주둔 후보지로 점쳐지는 모술은 미군에 대한 적대행위 및 치안질서 측면에서 안정이 유지되고 있어 테러의 위험성이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간전문가 자격으로 이번 조사단에 포함된 박건영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브리핑 도중 "姜단장의 보고 내용은 동맹군사령부 등이 제공한 자료 등을 분석한 것"이라며 "조사 결과가 단편적인 만큼 추가로 조사단을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姜단장은 미국 측으로부터 브리핑받은 통계수치를 토대로 "북부지역은 적대행위 및 치안질서 면에서 안정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6월 이후 이라크 지역 내 미군의 사망은 67명으로, 모술 지역은 6명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모두 7월에 죽었고 8, 9월은 미군 사망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朴교수는 끝부분에 보완설명을 자청해 "이것만으로는 모술지역의 안전 여부를 얘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朴교수는 "모술 지역의 경우 미군 헬기와 미군 차량으로 각 20분간 돌아본 게 전부며 미군 측 브리핑을 포함해 체류시간이 네시간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라크인과의 접촉도 민간인 한명과 5분간 얘기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이견이 불거지자 조사단 멤버 구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명 중 국방부가 姜단장을 포함해 6명이고, 민간 몫은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한명과 朴교수뿐이어서 정부쪽 입김이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이처럼 논란이 일면서 조사단을 다시 파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도 국회 차원의 별도 조사단 파견을 언급했고, 일부 민간단체도 정부조사단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직접 다녀오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철희.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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