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 김영희 대기자 장서 1409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중앙일보

입력

고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고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한반도 문제와 외교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의식으로 이름을 날렸던 고 김영희(1936∼2020) 중앙일보 국제문제 대기자의 장서 1409점이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옮겨졌다.

올 하반기엔 일반 열람 가능

국립중앙도서관은 21일 “지난 2월 고 김영희 중앙일보 국제문제 대기자의 유족으로부터 장서 1409책(점)을 기증받았다. 고인은 생전 자신의 장서를 후학들이 유용하게 쓰길 바란다고 주변에 밝혀왔다”고 발표했다.

기증받은 자료는 김 대기자가 평소 모아두고 애독해왔던 책으로, 89% 가량은 외국책이다. 책의 장르는 독일의 중국학자 리하르트 빌헬름의 『공자와 유교(Confucius and Confucianism)』(1931), 정치이론가 칼 프리드리히의 『헤겔의 철학(The philosophy of Hegel )』(1954)  등 철학서부터 일제침략ㆍ한국전쟁 등 한국과 관련된 해외 인사들의 역사관을 담은 책들까지 다양하다.김 대기자가 책을 읽으며 형광펜과 포스트잇 등으로 표시해둔 흔적도 책장 사이사이에 남아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기증자료 중 80%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없는 미소장 자료로 도서관의 장서 확충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유지를 받아 해당 서적을 신속하게 정리ㆍ제공해 국민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기자가 기증한 책은 분류와 청구기호 부여, 목록 작성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올 8, 9월쯤부터 일반이 열람할 수 있게 된다.

1936년 경남 거창 출생인 김 대기자는 60여년 간 취재 현장에서 활동한 언론계의 전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분야 칼럼니스트 겸 인터뷰어로, 핵심을 찌르는 짧고 명료한 질문 등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1958년 만 22세의 나이로 한국일보에 입사한 뒤 부산의 스웨덴 구호병원에서 영어를 익혔으며, 1963년 존 F.케네디 대통령 암살 특종 보도를 했다. 이후 1965년 창간한 중앙일보로 옮겨 워싱턴 특파원, 외신부장, 국제문제 대기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중앙언론문화상(1995), 언론학회상(1996), 올해의 외대언론인상(1999), 삼성언론상(2003) 등을 받았고, 『워싱턴을 움직인 한국인』『페레스트로이카 소련기행』『마키아벨리의 충고』『평화의 새벽』등 다수의 저서도 펴냈다. 2017년 은퇴 후에도 지난해 9월까지 칼럼을 쓰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다 지난 1월 15일 별세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