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바이러스 감염된 혈우병치료제 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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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은 A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후 봉함.봉인돼있는 N사의 혈우병치료제인 그린에이트, 훽나인 등 22개 로트(제조번호)를 수거.폐기토록 했다고 28일 밝혔다.

식약청은 그러나 A형간염은 증상이 경미하고 후유증이 적어 선진국에서도 검사를 의무화하지 않고 혈우병환자에게는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는 데다 혈우병치료제의 수급여건 등을 감안, N사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식약청은 그대신 N사가 6개월 내에 그린에이트 등의 제조공정에 순도를 높이는 과정을 추가, 품질을 미국 박스터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혈우병치료제에 `혈우병환자에게는 A형간염 백신 접종권장 및 미접종시 A형간염 발생 우려´라는 경고문구를 표시토록 했다.

식약청은 또 제조공정이 개선될 때까지는 N사의 혈우병치료제가 A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됐는 지 여부를 확인, 적합판정을 받은 품목에 한해 판매토록 했다.

이와 함께 국내 다른 제약사가 수입한 혈우병치료제에 대해서도 내달 1일부터 의료보험을 적용해 판매토록 함으로써 혈우병환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했다고 식약청은 밝혔다.

식약청 이희성 과장은 "전세계적으로 증상이 경미한 A형 간염바이러스검사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고 국내에서도 검사방법 및 허용기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A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조공정을 개선하고 수입 약품의 보험등재를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약청의 이같은 조치에 적지 않은 혈우병환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혈우재단에 소속된 혈우병환자들은 "A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우병치료제를 생산해 온 N사가 더이상 혈우병치료제를 생산할 수 없도록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수입 혈우병치료제의 가격을 대폭 낮추라"고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그린에이트의 병당 가격은 5만7천419원인 반면 수입 혈우병치료제인 모노그린에이트피의 의료보험신청약가는 18만원(본인부담 10만원)이며 혈우병환자들은 1인당 연간 평균 200병 가량을 사용하고 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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