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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결국 반도 못 건져…라임 "플루토 4000억, 테티스 1300억원 상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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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펀드인 플루토와 테티스에서 각각 4000억원과 1300억원을 회수해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부터 조금씩 회수를 시작해 오는 2025년까지 상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와 라임펀드 판매사 등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지난 10일 오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내 사무실에서 판매사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이런 회수 계획을 밝혔다. 라임운용은 판매사 관계자들에게 환매중단 펀드에 대한 분기·연간 회수 계획표 등을 나눠줘 열람하게 한 뒤 이를 곧장 거둬간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운용이 당시 제공한 회수 계획표 상 플루토 FI D-1호(플루토)에서 발생하는 총 회수금액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까지 약 1650억원을 회수해 상환하고 2021년말 2800억원, 2022년말 3400억원, 2025년말 4000억원(누적 기준) 등 순차적으로 상환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국내 사모사채에 주로 투자한 플루토의 기준가는 지난해 말 9391억원이었다. 라임운용이 이날 밝힌 회수 계획표 상 회수금액과 이를 비교하면 최종 회수율은 45%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상장사의 메자닌(전환사채, 환매조건부사채 등)에 주로 투자한 테티스 2호(테티스)에서는 약 1300억원을 최종 회수·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올해말까지 약 800억원을 회수해 상환한 뒤, 이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가 2025년말 최종 1300억원을 상환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가 2963억원의 테티스의 최종 회수율은 45%에 조금 못 미칠 전망이다.

이 금액은 라임운용이 증권사에 갚아야 하는 총수익스와프(TRS) 부채를 제외한 금액이다. TRS는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고 주식, 채권,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자산운용사 대신 매입해주는 계약을 말한다. TRS 증권사는 채권자로서 다른 투자자보다 선순위 담보권을 가지고 있다. 라임운용은 앞서 밝힌 회수 계획과 별도로 플루토에서 약 750억원, 테티스에서 약 30억원가량 발생한 TRS 부채를 오는 6월 말까지 증권사에 우선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라임운용은 또 다른 환매중단 펀드인 플루토 TF-1호(무역금융)에 대해선 회수 계획 자체를 내놓지 못했다. 라임운용은 앞서 지난 3일에도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 실사를 마친 뒤 최종 회수율 예측을 포기한 바 있다. 기초자산인 해외펀드 등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초자산이 청산됐거나 폐쇄형으로 전환돼버린 무역금융펀드는 사실상 전액 손실 위험에 노출돼있다. 금융감독원은 무역금융펀드 운용과정에서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의 사기 판매 정황을 다수 발견하고 최근 이 펀드 관련 분쟁조정절차 개시를 위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라임운용이 이날 밝힌 회수 계획은 라임운용 자체 판단 아래 세워졌다. 따라서 실제 회수금은 이와 달라질 수 있다. 당장 이날만 해도 지난해 9월 20일 환매요청된 수백억원대 금액에 대해 선순위를 인정할지를 두고 현장에서 라임운용과 판매사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플루토와 테티스 전체에서 약 900억원에 달하는 이 환매 선순위가 인정된다면, 당시 환매를 요청했던 KB증권·우리은행·대신증권 등의 일부 수익자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자들은 추가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라임운용은 이에 대한 입장을 확정해 오는 13일 최종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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