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비자 중단한다지만 신규 환자 2명 중 1명은 해외 유입 불씨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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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주요 전파경로 절반 이상은 해외 유입 관련 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발 입국자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격리통지서와 검역확인증을 들고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런던발 입국자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격리통지서와 검역확인증을 들고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3월 29일~4월 12일)간 신고된 신규환자 929명의 감염 경로를 분석했더니 해외유입(459명)이 49.4%를 차지했다. 가족이나 지인 등 2차 감염자 사례인 해외유입 관련 감염(7.1%)까지 합하면 전체의 56.5%에 해당한다. 환자 2명 중 1명꼴로 해외 유입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객이 급감한 가운데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객이 급감한 가운데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 뉴스1

해외 유입 환자는 3월 셋째 주까지만 해도 누적 50여명에 불과했지만,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대유행하면서 입국자 가운데 양성 판정자가 늘었다.

12일 32명 중에도 24명이 해외 유입

12일 0시 기준 신규환자 32명 중 24명(75%)이 해외유입 사례였다. 이 가운데 검역과정에서 걸러진 감염자가 18명이다. 이로써 누적된 해외유입 확진자는 912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누적확진자의 9% 가까운 비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수도권의 위험요인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 해외 유입을 어떻게 잘 막아내느냐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세계적 확산세가 계속돼 해외 유입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때문에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해왔다. 지난 1일부터 모든 입국자를 2주간 자가격리하도록 의무화한 데 이어 13일부터는 외국인 단기비자 효력을 정지하는 등 입국제한을 확대한다. 당초 자가격리 의무화로 단기체류 외국인이 100명 이하로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꾸준히 유지되는 데 따라 조치를 강화한 것이다.

지난 8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단기체류 외국인 입국자가) 현재 하루 120명대, 130명대가 계속 유지가 되고 있어서 아직 자가격리 의무화의 감소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입국자 중 외국인 비율이 10~20%에 불과해 정부의 강화된 조차가 실질적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있지만 일각에선 최소한 불요불급한 목적의 외국인 입국은 막을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해외입국자가 하루에 5000여 명 정도이고, 외국인이 20% 전후 비율을 차지한다. 단기 체류 입국자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의미로 무비자 입국제한을 시행하는 것”이라며“단기 체류 입국자를 줄이고 시설격리에 대한 행정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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