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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승부처 수도권, 민주당 88석 vs 통합당 29석 가능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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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호 04면

국민 선택, 4·15 총선 〈6〉 여론조사 결과 메타분석으로 판세 보니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5일 앞두고 중앙SUNDAY와 서울대 폴랩(한규섭 교수 연구팀), 입법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폴메트릭스는 총선기획 다섯 번째 순서로 각 정당의 판세를 예측해 봤다. 2월 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인 지난 8일까지(비례대표 조사는 3월 17일부터 4월 6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이 기간에 여론조사가 공표된 지역은 253개 지역구 중 151개였고, 여론조사는 총 406회가 이뤄졌다. 통계 예측기법 중 하나인 평활스플라인(Smoothing Spline) 기법을 활용해 지역구별 지지율을 추정하고 이를 1·2위 후보별 당선 가능도로 환산해 의석 수를 예측했다. 각 비례정당의 지지율은 통계 추론법인 베이지언(Bayesian) 모델을 적용해 각 조사기관의 고유한 경향성을 고려해 추정했다. 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51개 지역구서 406회 여론조사 #민주당 20대 때 수도권서 82석 #이번엔 6석 더 확보할 것으로 전망 #수도권 초박빙 지역 예측 어려워 #통합당 승리하면 견제 의석 확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전체 총선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지역이다. 서울 49곳, 경기 59곳, 인천 13 곳 등 총 121석이 걸려있다. 전체 253개 지역구 중 절반에 가까운 의석이 몰려 있다. 그동안 수도권에서 여론조사가 발표된 지역은 서울 13곳, 경기는 36곳, 인천 8곳 등 57개 지역구다. 이들 지역에서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 179회를 메타분석한 결과 서울은 민주당이 9석, 통합당이 4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는 민주당이 24석, 통합당이 11석, 정의당이 1석이었고, 인천은 민주당 5석, 통합당 2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여론조사는 예측했다.

경기, 민주당 43석 vs 통합당 14석 예측

여론조사가 없었던 지역까지 포함해 예측하면 민주당과 통합당의 격차는 더 벌어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가 없는 지역은 지난 20대 총선 결과와 19대 대선 당시 각 정당 후보들의 득표율을 감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서울대 폴랩 연구팀의 추정치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민주당 36석, 통합당 12석이었다. 경기도는 민주당 43석, 통합당 1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1석으로 분석됐다. 인천은 민주당 9석, 통합당 3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를 취합하면 수도권 121석 중 민주당이 88석, 통합당이 29석을 차지할 것으로 여론조사는 예측했다. 민주당의 수도권 압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지난 20대 총선 때는 서울은 민주당 35석, 새누리당 12석, 국민의 당이 2석을 차지했다. 경기도는 민주당 40석, 새누리당 19석, 정의당 1석이었다. 인천은 민주당 7석, 새누리당 4석, 무소속이 2석이었다. 거물급 정치인이 출마했거나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인사(청와대 출신) 등이 출사표를 낸 곳, 상대당 후보를 고려한 전략공천 지역 등 대중의 관심이 큰 지역(격전지)에서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 출신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차기 여야 대선 후보 간 맞대결로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 종로는 그동안 16회에 걸쳐 진행된 여론조사를 분석했다. 지지율 추이(트렌드)를 고려해 가장 최근 시점에서의 지지율을 다시 계산했다. 이낙연(민주당) 후보는 52.1%, 황교안 후보는 34.3%였다. 폴랩팀은 종로구에서는 이낙연 후보의 당선 확률이 90%가 넘는 것으로 예측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후보와 예비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오세훈 후보가 맞붙는 서울 광진을은 14차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분석결과 고 후보는 49.3%, 오 후보는 40.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 추세선(그래픽 참조)에 따르면 예비후보 시절이던 3월 초까지는 오 후보가 앞서 나갔다가 3월 중순이 가까워지면서 고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이어졌다.

3월 후반부에서 4월 8일 직전까지 발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내 혹은 오차 범위를 벗어나 고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더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4월에도 여전히 오차 범위 내 몇몇 여론 조사결과도 있어 양당에서는 일반적으로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성 판사 간 맞대결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울 동작을도 분석된 여론조사가 14건에 달하는 최고 관심 지역 중 하나다. 폴랩팀 분석에 따르면 이수진(민주당) 후보와 나경원(통합당) 후보는 각각 46.6%와 39.4%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은 특히 하루 차이를 두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 지역 중 하나다.

고양정, 이용우 46.7% 김현아 41.4%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지난 4일 여론조사에서는 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민주당 이수진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가 하루 뒤 나온 다른 조사 결과에서는 이 후보가 오차 범위를 넘어 나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유무선 전화 비율과 응답률 등에 조사 조건의 변화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폴랩팀이 그린 지지율 추세선을 보면 3월 말까지는 두 후보 간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4월이 초가 되면서 그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가 최근 이 후보가 다시 격차를 조금씩 벌리며 앞서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수 후보인 오세찬 우리공화당 후보가 건강상 이유를 들어 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해 보수 단일화가 이뤄짐으로써 막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인천에서는 정일영(민주당), 민경욱(통합당), 이정미(정의당)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연수을 지역이 관심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지금까지 7차례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현역인 민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많지만 정 후보가 최근 격차를 상당히 좁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세 분석에 따른 지지율을 보면 민 후보 35.0%, 정 후보 31.7%, 이 후보 23.7%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 박빙의 승부를 보이는 고양정도 7차례의 여론조사가 분석됐다. 이 지역은 현 정부의 신도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대로도 불린다. 추세 지지율에 따르면 이용우(민주당), 김현아(통합당) 후보가 46.7%와 41.4%로 나타났다. 두 후보 모두 절대 지지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서 이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많았다.

4년 전 망친 여론조사, 이번엔 ‘안심번호’로 안심?

지난 20대 총선의 여론조사는 예측이 빗나갔다는 정도를 지나쳐, 완전히 폭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다수의 여론조사 기관은 여당인 새누리당이 155석에서 최대 170석 정도를 얻어 압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사 그 자체였다.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1당을 차지했고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어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21대 총선 여론조사는 얼마나 정확하게 결과를 예측해 낼까.

가장 큰 변화는 ‘안심번호’를 통한 조사 방식이다. 여론조사업체가 설문조사에 필요한 응답자의 성별, 연령별, 지역별 휴대번호를 이동통신사에 요청하면 이통사는 실제 번호가 아닌 가상번호를 통해 제공하게 된다. 앞서 20대 총선 여론조사는 대부분 유선전화 중심으로 이뤄져 유권자 표본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걸림돌은 여전하다. 많은 여론조사가 비용을 고려해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전화면접 조사 방식보다 응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따르면 3월 19일까지 여심위에 등록된 총선 여론조사 2199개의 평균 응답률은 9.1%였다. 이 중 전화면접의 평균 응답률은 15.5%였고, ARS 조사는 4.9%였다.

서울대 폴랩팀이 지난 2월 8일부터 4월 8일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406건을 살펴봤더니 ARS 조사 방식이 56.4%(229건)로 가장 많았고, 전화면접 조사가 39.9%(162건), ARS와 전화면접을 병행한 조사가 3.0%(12건)로 나타났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조사 방식에 따른 통계 왜곡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폴랩과 폴메트릭스가 분석한 추세 지지율과 관련해서 한 교수는 “이번 분석이 실제 결과와 비슷할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선거 결과가 나오면 여론 조사가 얼마나 정확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게 더 크다”고 했다.

고성표 기자, 김여진 인턴기자 muzes@joongang.co.kr

중앙SUNDAY-서울대 폴랩-폴메트릭스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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