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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에 급식산업, 농민 줄타격

중앙일보

입력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각 학교 급식실은 운영이 무기한 중단될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관계자가 식탁과 의자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각 학교 급식실은 운영이 무기한 중단될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관계자가 식탁과 의자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대학 단체급식은 물론 초·중·고 학교급식에도 물건을 못 대니 수입이 뚝 끊겼다”
한 급식 납품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급식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학교 급식이 언제 재개될 지 알수 없는 상황에서 급식 업체와 식자재를 납품하는 농민들은 고사 직전에 내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의 종식을 기다리는 것 외에 뾰족한 수도 없다. 정부가 대체 판로 확보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뉴스1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온라인 개학에 맞춰 이달 한 달 치인 812t 규모의 피해 농산물 전량에 대한 판매 지원책을 내놓았다. 친환경 인증 농가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농협 등을 통한 대체 판로를 찾거나 중앙 행정기관·지방 공공기관 등에서 ‘농산물 꾸러미’를 공동구매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자가격리자 1만여명에게 농산물을 무상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렵고, 오랜 시간 저장도 쉽지 않은 식료품 특성상 식자재 업계는 물론 농가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전북 군산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공급하는 채상원 학교급식지원센터장은 “개학을 하는 3월에 학교에 공급할 농산물 물량을 지난해에 미리 계약해놓았는데 어떤 농가는 재배한 물량의 10%도 팔지 못했다”며 “처음에 2주 정도 개학을 미룰 때는 비닐하우스 온도를 조절하는 등 출하를 늦출 수 있었지만, 날씨가 따뜻해진 지금은 정부·지자체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때가 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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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업체와 농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코로나 극복 1차 추경’에는 농업분야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김동환 안양대 무역유통학과 교수(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오프라인 개학이 더 미뤄지면 업계는 속수무책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 외에도 과일·채소 유통의 40%가량을 소화하는 대형 도매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낮아진 가격을 정부 예산에 반영해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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