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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학습시 뇌세포 변화 규명

중앙일보

입력

새로운 행동습관을 배울 때 신경원(神經元)이 뇌세포에 보내는 신호의 패턴이 크게 달라진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뇌연구 학자인 앤 그레이빌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신경원이 보내는 신호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레이빌 박사는 이처럼 신경원의 신호가 달라지는 것은 습관이 형성되는 과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히고 이 새로운 발견은 습관 형성시 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규명할 수 있는 ´작은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빌 박사는 습관이 형성될 때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매우 복잡한 과정이며 이 과정이 규명되면 파킨슨씨병의 새로운 치료법이나 나쁜 습관을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킨슨씨병은 신체의 동작에 중요한 화학물질을 만드는 뇌세포가 파되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근육경직, 몸떨림, 운동장애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그레이빌 박사는 습관은 형성되기도 어렵지만 깨뜨리기도 어렵다고 말하고 그 이유는 이 일을 하는 뇌의 메커니즘이 특수해 단순히 전화번호를 외우는 뇌의 메커니즘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이빌 박사는 쥐를 대상으로 파킨슨씨병과 습관의 형성에 관여는 뇌 부위인 선조체(線條體)에 센서를 심고 이 센서로 하여금 뇌의 신경원 활동 패턴을 포착해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도록 했다.

이 센서가 동시에 수천개의 뇌세포를 관찰하여 신경원의 신호 발신량을 포착하면 컴퓨터가 이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쥐들에 T자 모양의 미로를 찾아가는 훈련을 시켰다. 훈련방법은 T자의 맨아래에서 위쪽으로 출발하여 T의 위쪽 갈림길에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이때 쥐가 왼쪽으로 가면 어떤 신호음이 울리게 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또다른 신호음이 들리도록 했다. 훈련의 최종목표는 이 두가지 신호음중 하나에 따라 쥐가 오른쪽 또는 왼쪽방향을 택하게 하는 것이다.

쥐들이 막 이 미로의 통행법을 배우기 시작한 단계에서는 방향을 틀 때에 신경원의 신호가 집중됐다. 나중에 이 미로에 완전히 익숙해지자 신경원 신호의 패턴이 바뀌었다.

그레이빌 박사는 뇌의 다른 부위들에 센서를 연결해 습관을 실행하는 것과 관련된 신경원의 활동 패턴이 있는지를 실험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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