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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세계 치매의 날´

중앙일보

입력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가 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치매가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유병률은 8.3%로 작년 12월 현재 25만1천여명이 치매환자로 추산됐다. 앞으로 2005년 35만1천여명, 2010년 43만4천여명, 2020년 61만9천여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매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노망´으로 불리는 노인병 증세다. 뇌의 이상으로 발생되는 만성 퇴행성 정신질환으로 기억력 상실, 언어장애, 배회, 시간.공간개념 상실, 대.소변 실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의학적인 정의는 `이미 획득한 정신적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다.

치매는 하루 24시간 보호가 필요하고 중증에 이를 경우 어느 질병보다 사회적 도움이 절실하다. 치매환자의 배우자나 가족이 돌볼 수 있는 여건이 쉽지 않고 병원에 입원시키면 월평균 300만원의 병원비가 들어 치매환자 부양에 드는 가족의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

그러나 치매에 대한 우리사회의 대책과 준비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치매노인 가운데 중증환자인 3만여명은 전문병원 등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전국적으로 치매환자가 차지하고 있는 병상은 1천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치매환자들을 싫든 좋든 가족들이 돌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치매노인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96년 3월 `치매대책 10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중이지만 치매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1차적으로 시.군.구 보건소를 치매환자에 대한 예방,치료의 전단계로 삼고 정부예산을 투입, 치매전문요양시설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14개 치매전문요양시설에서 치매 및 중풍노인을 수용하고 있으며 10개가 추가 건립중이다.

또 치매노인 가정에 간병인 등을 파견해 간병, 식사.목욕수발, 병원 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봉사원 파견센터와 부득이한 사유로 낮동안 또는 수일간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노인을 입소시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간 및 단기보호시설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말까지 가정봉사원 파견센터는 74개로, 주간 및 단기보호시설은 56개소 확충한다는 것이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이제 치매노인에 대한 본격적인 복지대책 수립과 함께 보건의료분야의 기술적인 진보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치매는 단순히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가족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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