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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엔 국경 없다' 코로나도 막지못한 80대 연인의 데이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랑을 위해 건배."  

한센 카르스텐(89)은 국경 맞은편에 앉아 있는 연인 잉가 라스무센(85)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이렇게 얘기했다. 각각 독일과 덴마크에 사는 두 연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힌 국경을 사이에 두고 매일 이런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 국경서 만나 담소 나눠 #준비해온 비스킷·커피·술 먹기도 #"다시 안을 수 있는 날 고대"

독일 도이체벨레는 30일(현지시간) 닫힌 국경에서 매일 만나 사랑을 나누는 80대 연인 한센 카르스텐과 잉가 라스무센의 사연을 보도했다. 사진은 이들이 국경을 나타내는 막대기를 사이에 두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 [도이체벨레 홈페이지 캡처]

독일 도이체벨레는 30일(현지시간) 닫힌 국경에서 매일 만나 사랑을 나누는 80대 연인 한센 카르스텐과 잉가 라스무센의 사연을 보도했다. 사진은 이들이 국경을 나타내는 막대기를 사이에 두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 [도이체벨레 홈페이지 캡처]

30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독일인 카르스텐과 덴마크인 라스무센이 교제를 시작한 건 2년 전쯤이다. 평소엔 만나자마자 키스하고 포옹을 나눴지만 신종 코로나가 그들의 일상을 바꿔놨다.

지난 14일 덴마크가 독일과 국경을 폐쇄하면서다. 하지만 이들은 닫힌 국경에서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다. 카르스텐은 전기 자전거를 타고, 라스무센을 차를 몰고 하루가 멀다하고 국경인 아벤토프트로 향한다.

이들은 국경을 나타내는 낮은 막대기를 사이에 둔 채 각자 준비해 온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샌드위치, 비스킷, 커피, 술 등을 콘크리트 바닥에 늘어놓고 함께 먹고 마시기도 한다. 지켜야할 거리는 지키면서다.

이들은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안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빨리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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