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어떻게 감염됐나···한달째 못푸는 '김천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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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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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청송교도소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정시설에서 나온 첫 확진자다. 이후 대구교도소와 김천교도소 등에서 잇달아 코로나19확진자가 나왔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감염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31일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교정시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11명 중 확실하게 감염 원인이 밝혀진 건 청송교도소 보안과 직원 A(27)씨뿐이다. 그는 신천지 교인으로 지난달 2일 대구 신천지 교회 예배, 5일 안동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달 13~14일에는 대구 달서구 자택에서 집회를 열어 다수의 교인과 접촉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김천교도소 재소자 B씨(60)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재소자 중 첫 감염 사례로 확진 판정받기 한 달 전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조사를 받으러 갔다 온 외에는 외출한 적이 없었다.

이후 보건소에서 한 달 동안 B씨의 동선 등을 바탕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했지만 뚜렷한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B씨와 접촉한 교도관이 먼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B씨와 같은 4인실을 썼던 다른 재소자 두 명만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다른 두 명도 최초 확진자로부터 옮았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며 “감염 경로로 의심했던 경우가 모두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구치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구치소 조리원의 감염 경로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조리원 3명은 최초 확진자와 접촉했을 거라고만 추측하고 있다.

대구구치소와 대구교도소 교도관 확진자들 역시 교정시설 외부 감염을 의심할 뿐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지난 7일 양성 판정을 받은 대구구치소 교도관은 자신의 딸이 일하는 대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을 알고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교도관의 딸은 음성으로 밝혀져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미궁에 빠졌다.

대구교도소에서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두 명의 교도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기에 외부 감염으로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올라가면서 지난달부터 모든 교정시설 수용자의 접견을 제한하는 등 교정시설 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교도소 간 재소자 이송이 중지됐으며 교도소 직원들은 코로나19 고위험군 지역 방문도 자제됐다.

이달 17일부터는 교정시설 수용자의 변호인 접견도 접촉 차단시설이 있는 접견실에서 실시됐다. 그동안은 개방된 공간에서 수용자와 변호인이 마주 앉은 채 이뤄졌다. 지난 23일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주여자교도소와 청주소년원을 방문해 코로나19 감염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소년원에는 업무수행 시 사용할 수 있도록 교도소 작업장에서 만든 면 마스크를 전달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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