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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전염병② 렙토스피라증

중앙일보

입력

렙토스피라증은 스피로헤타(spirochete)균인 Leptospira interrogans에 의해 일어나는 급성 전신감염증으로 특히 9, 10월에 많이 발생한다. 감염된 동물(주로 쥐)의 오줌에 오염된 젖은 풀, 흙, 물 등과 점막이나 상처난 피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잠복기는 7∼12일 이고, 대부분 불현성 경과를 취한다. 주된 증상은 급성 열성 질환, 폐출혈, 뇌막염, 간·신장 기능장애 등이 나타난다.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으며, penicillin, tetracycline등의 항생제가 사용될 수 있다. 예방접종백신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에 처음 인체감염이 보고된 이래 현재는 전 지역에서 1985∼1988년에 년간 약 100명∼300명의 환자가 주로 가을에 발생되고 있다.

▣ 렙토스피라균

렙토스피라(Leptospira)는 1973년 국제세균명명위원회에서 L. interrogans와 L. biflexa의 두가지 종(species)으로 분류하였다. L. interrogans에는 병원성렙토스피라가 속해있고 L. biflexa에는 표재수나 담수에 서식하는 비병원성 렙토스피라가 속해있다. 렙토스피라는 크기가 0.1㎛×6∼20㎛가 되는 아주 가늘고 촘촘히 꼬인 나선형모양을 하고 활발히 움직이는 세균이다. 병원성렙토스피라고 할지라도 동물체외에서 환경조건만 적합하면 비교적 오래 생존할 수도 있고 증식할 수도 있다. 렙토스피라는 온도, 산성, 세균의 오염 등에 대단히 예민하여 위액, 담즙, 사람이나 소의 희석하지 않은 젖에 의해 쉽게 생명력을 잃는다. 45℃증류수에서 20∼30분, 50℃에서 10분, 60℃에서 10초, 70℃에서는 10초이내에 사멸한다. 멸균된 상수에서는 pH가 중성이면 4주정도는 생존하나 pH 5이면 2일 밖에 생존 못한다. 오염된 상수에서는 18∼20일 생존 할 수 있다. 병원성 렙토스피라가 바다물에서 18∼20시간 생존할 수 있다.

▣ 간염 및 전파경로

감염된 동물(주로 쥐)의 오줌에 오염된 젖은 풀·흙·물 등과 점막이나 상처난 피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농부, 하수 청소부, 광부, 수의사, 축산업자, 군인 등이 고위험군이며 특히 농촌에서 홍수로 인해 쓰러진 벼를 세우는 작업을 할 때 집단 발생된 경우가 많으며, 7월에서 11월 사이, 특히 9, 10월에 호발된다. 잠복기는 7∼12일 이다.

▣ 증상

렙토스피라증은 처음에는 황달이 나타나는 질환(소위 Weil병)으로 이해되었지만 무증세감염증도 많고, 황달이 없는 경증환자가 현증감염의 90%이며, 황달이 나타나는 중증환자는 5∼10%에 불과하다. 임상 증상은 광범위한 혈관염에 의한 것으로 급성 열성 질환, 폐출혈, 뇌막염, 간·신장 기능 장애 등으로 나타난다. 제1기(패혈증기)에는 갑작스런 고열, 두통, 근육통, 결막 부종, 오심 및 구토 등이 4∼7일간 지속되며, 제2기(면역기)에는 1∼3일간의 무증상기 후에 고열과 뇌막 자극 증상, 발진, 포도막염, 근육통이 나타난다. 중증 감염인 Weil씨 병에서는 간, 신부전증과 전신의 출혈소견, 범발성 응고부전증과 심장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기침, 각혈 등 중증의 폐출혈형도 볼 수 있다.

▣ 진단 및 치료

병력과 임상증세로 추정 진단 가능하며 시기에 따라 환자의 가검물(혈액, 뇌척수액, 뇨 등)에서 렙토스피라균이 분리될 때 확진 가능하다.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등과 구분하기 위해서 혈청학적 검사가 필요하며, 현미경 응집법으로 1주 간격으로 2회 이상 검사하여 항체역가가 4배 이상 증가할 때 혈청학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황달이 나타나지 않는 경증환자는 2∼3주일이 지나면 거의 전부가 회복된다. 그러나 황달이 생긴 중증에서는 간장애가 아닌 신부전으로 5∼30%가 사망하지만 투석(dialysis)으로 사망율이 감소된다. Penicillin, cephalosporin, tetracycline, streptomycin, macrolide 등은 Leptospira에 대한 항균력이 있지만 발병초기 즉, 발병한지 1∼2일, 늦어도 3∼4일 이내에 사용해야만 효과가 있고 그 다음에는 이미 조직이 파괴되었고 또 면역기전(항원항체결합체, antigen-antibody complex)으로 병변이 진행되는 까닭에 항생제는 효과가 없다.

▣ 관리 및 예방

렙토스피라증 환자는 격리시킬 필요가 없다. 가축이나 개 등에는 예방접종 백신을 사용하면 발생이 감소되므로 예방효과가 있고, 쥐등의 설치류가 감염원일 경우에는 구서작업(rat control)을 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이 감염원일 경우에는 예방이 어렵다. 농부들, 하수도 종사자들은 흙이나 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기 위하여 장화 등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백신은 렙토스피라 감염증이 많이 생기는 지역에서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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