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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건강③ 시험스트레스에 대한 수험생의 심리적 문제와 대처방안

중앙일보

입력

수험생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스트레스는 수험생으로 하여금 진로선택문제의 갈등이나 시험불안, 입시실패에 대한 예기불안 등을 일으키게 하고 또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우리에게 흔히 입시병으로 알려져 있는 일종의 불안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병적 불안상태를 경험할 경우 학습을 방해하고 수험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져 왔습니다.

두통, 피로감, 어지럼증, 식욕저하, 시력 장애 및 기억력 장애, 불면증 등의 정신생리적 신체증상과 우울 절망감, 불안 등의 정서장애가 동반되며 심한 경우 정신증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나타냅니다. 그 범위를 넓혔을 때는 학업포기, 등교거부, 가출, 비행, 약물남용, 자살 등의 청소년 문제와도 연관이 됩니다.

이러한 시험불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도 경험하게 되는 것이고 가족이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때는 기존의 부모-자식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 수험생의 시험불안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심리문제를 경험하게 되는 수험생의 소인으로는 과거 성적이 부진하여 자기 능력의 한계를 자주 경험했던 경우, 내향적이면서 소심하고 강박적인 성격특성, 진로선택에 갈등이 많았던 경우, 부모나 수험생이 소위 일류집착증에 빠진 경우,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불화가 있는 경우, 각성제나 수면제를 남용하는 경우, 기존에 정신적 질환이나 만성적인 신체질환이 있었던 경우 등을 둘 수 있습니다.

상기의 내용이 다소 극단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시험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대처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안은 수험생 개개인의 상황에 따르며 스트레스에 대한 근본적 대처방안은 아닐 수 있습니다. 각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불안초조가 심한 수험생인 경우, 부모는 가급적 비난이나 충돌을 피하고 자녀의 짜증이나 신경질을 당분간은 받아주면서 자녀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 칭찬해주어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돕습는다.

또한, 수험생에게는 목욕, 수영 등과 같이 긴장을 풀 수 있으면서 입시상황에 적합한 취미생활을 가지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진로문제로 우울하고 힘든 상황이라면, 주위 사람들은 수험생이 구체적 진로와 진로목표를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한 삶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대화상대가 돼 주어야 합니다. 수험생이 절망감과 위축, 열등감을 경험한다면, 아주 쉬운 과제부터 처리하게 하여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해주며,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농담이나 유우머 등을 사용하여 명랑한 집안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의 극도의 심리적 혼란을 겪는다면 단기적이나마 정신과적 치료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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