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91% "기후변화 심각", 89% "에너지 고효율 제품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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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남극 해프문 섬 인근에서 관찰된 빙산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남극 해프문 섬 인근에서 관찰된 빙산의 모습. AFP=연합뉴스

우리 국민의 91%는 기후 변화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때문에 89%는 가전제품 등을 구매할 때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 윤제용)은 지난해 10월 국민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국민 환경 의식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26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전문 여론 조사기관에 의뢰해 지역·성별·연령을 고려해 표본을 선정하고, 응답자들이 웹 페이지에 들어가 설문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1.8%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1.9%는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란 대답이 25.1%였고,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3%에 그쳤다.

분야별 환경 상태에 대한 질문에서 대기 질 분야는 75.7%가, 강·하천·호수·바다 수질은 68.1%가, 생활 속 화학물질 오염은 60.7%가 불만족을 나타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로 46.5%가 대기오염이라고 응답했으며, 67.4%는 5년 후 수질이 지금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9월 21일 국제 기후행동 주간을 맞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에서 참가자들이 온실가스 배출 제로와 기후 비상선언 선포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1일 국제 기후행동 주간을 맞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에서 참가자들이 온실가스 배출 제로와 기후 비상선언 선포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응답자의 89.3%는 기후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고, 8.2%는 현재는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91.4%는 현재 시점에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의 입장에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69.6%였다.
이는 지난 2018년 조사에서 각각 88.7%와 61.6%이었던 데서 약간씩 높아진 것이다.

보고서는 "(응답자들은) 개인의 관점에서보다는 사회 전반의 측면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높게 평가했다"며 "이는 현시점에서 본인 이외의 사회계층, 저개발국가 지역, 혹은 극지방 등 기후변화의 현상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지역 등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지난 1월 2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우리 국민의 46.5%는 지난해 환경 의식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기오염을 들었다. 뉴스1

수도권 지역 등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지난 1월 2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우리 국민의 46.5%는 지난해 환경 의식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기오염을 들었다. 뉴스1

이와 함께 응답자의 67.9%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환경친화적인 행동을 우선한다고 답했고, 48.7%는 친구나 동료보다 환경보전을 더 많이 실천한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88.7%는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을 고려한다고 응답했으며, 마트나 시장을 갈 때 장바구니를 가지고 간다고 응답한 경우도 86.3%에 이르렀다.

응답자의 36.3%는 환경에 대한 정보 부족하다고 답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발전했나를 평가할 때 어떤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46.3%는 ‘경제·환경·사회적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20.9%는 경제적 기준(국내총생산, 일자리 등)을, 19%는 사회적 기준(시민참여, 복지, 형평성 등)을, 13.8%는 환경적 기준(환경오염, 자연환경)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8년과 2019년 조사에 모두 참여한 응답자의 답변만 별도로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정책을 포함해 국민의 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김현노 KEI 환경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012년부터 계속 비슷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연도별 답변의 경향성이나 각 분야 답변 사이의 연관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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