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번째 분할 간 이식수술 성공

중앙일보

입력

뇌사자의 간을 둘로 나눠 두 사람에게 이식하는 분할간이식수술이 국내에서 두번째로 성공을 거두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분할간이식수술을 집도했던 서경석교수가 지난 7일 오토바이를 타고가다 교통사고로 뇌출혈을 일으켜 뇌사상태에 빠진 여고생의 간을 기증받아 이를 둘로 쪼개 두 환자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 혔다.

간을 이식받은 환자는 만성 B형 간염으로 말기 간경화상태였던 손모(36)씨와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던 3살된 어린이였으며 이들은 수술 3주가 지난 현재까지 모두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분할간이식수술은 이식받을 장기를 기다리는 대기자에 비해 절대적으로 모자란 장기부족난을 해소해줄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수술에는 서울대병원에서 은퇴한뒤 한림대 의대 강동성심병원에서 객원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던 김수태교수가 함께 참여해 스승과 제자간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공조체제를 발휘,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교수는 지난 88년 3월 서울대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간이식수술을 집도했던 간이식의 개척자. 그는 뇌사자의 부모가 장기기증 의사를 밝히자 서울대 서경석교수를 합류시킨 가운데 지난 7일 오전 간적출수술을 집도했고 서교수는 떼어낸 간을 갖고 서울대병원에 돌아와 이식할 간을 두개로 분리한후 오후 5시30분부터 12시간에 걸쳐 두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어린이에 대한 간이식은 서교수가, 어른에 대한 간이식은 이건육교수가 집도했다.

서울대병원측은 ´간을 이식받은 두 환자는 수술후 3주일이 지난 현재 아무 문제없이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장기이식의 활성화를 위해 병원간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공조체제가 절대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켜준 사례´라고 말했다.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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