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복병´ 막아주는 건강관리 수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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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다. 경기회복 조짐으로 작년보다 휴가여행을 계획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휴가라고 해서 방심하는 것은 금물. 장염 등 각종 질병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최강원 (崔康元) 교수는 "대개 휴가여행은 1주일 내외여서 감염병이 가장 문제인데 특히 올해는 이질.식중독 등 각종 감염병이 급증한 상태" 라며 "여행 중에도 손 씻기.끓인 음식만 먹기 등 상식적인 건강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고 강조한다.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말라리아는 90%이상이 휴전선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崔교수는 "휴전선지역으로 여행할 때는 모기퇴치약.바르는 모기약.긴팔.긴바지 등으로 모기에 안물리도록 조심하는 게 우선" 이라고 말한다.

휴가 중 깨지기 쉬운 생체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선 여행지에 자명종을 갖고 가 취침시간과 무관하게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아침.저녁으로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휴가지 자외선은 피부의 최대 적. 게다가 강렬한 햇빛은 일사병 등의 후유증도 발생하므로 정오~오후 3시까지는 가급적 운동을 삼가고 일광욕도 15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자외선차단지수 20정도인 자외선차단제를 아침부터 2~3시간마다 발라주는 것도 잊지 말 것.

구급약으로는 소독약.거즈.1회용 밴드.해열진통제. 소화제.칼라민로션은 필수. 모기향.바르는 모기약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응급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허둥대지 말고 현재 위치.전화번호.사고자의 부상 정도와 위험성을 파악해 119에 신고하도록 한다.

해외여행에는 더욱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비행기 내에서 기압 감소로 귀가 아파올 때는 입을 다문 채 코를 막고 귀가 뚫릴 때까지 숨을 내쉬는 발살바법이 가장 좋다. 하품.침 삼키기.물마시기 등도 한 방법. 기내는 습도가 10~15% (정상습도55%정도) 로 매우 낮아 바이러스성 감염에 걸리기 쉬우므로 음료수를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은 오히려 탈수를 조장하므로 피해야 한다. 장거리 비행 중엔 앉아서라도 간단히 목운동 등 몸을 푸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朴用雨) 교수는 "특히 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중남미 지역 등을 여행할 땐 출발 2주 전부터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고 조언한다.

첫째가 말라리아 예방. 특히 열대지방 풍토병인 열대열 말라리아는 목숨을 잃거나 심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통상 메플로퀸을 여행 1주전 한번, 여행기간 중 내내 1주일에 한번씩 그리고 귀국 후에도 1주일에 한번씩 4주간 복용해야 한다. 단 어린이.임산부는 약 부작용이 심하므로 위험지역엔 안 가는게 상책이다.

부득이한 경우 어린이는 비타민A복용이 보탬이 될 듯. 최근 의학전문지 랜싯은 6개월~5세 뉴기니아 어린이 2백40명에게 비타민A를 일정기간 복용시킨 결과 말라리아 감염률이 30%정도 감소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질.콜레라.대장균 등 세균성 장염과 물갈이설사로 불리는 여행자설사병 등의 장염은 예방약이 없다. 따라서 용변 후.식사전후 손씻기.끓인 물 마시기.껍질 깐 채소나 과일만 먹기가 최상의 예방책.

장티푸스는 한번 예방백신으로 5년간 효과가 있으므로 2주전 예방백신을 먹어두도록 한다. 약 복용법은 하루 걸러 한번씩 4알을 찬물로 공복시 복용하면 된다.

朴교수는 "작년에 유행했던 A형간염도 후진국 병이므로 항체가 없는 20대 여행객은 2주전 접종하는게 안전하다" 며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뒤 6~12개월 후 다시 한번 추가접종을 할 것" 을 당부했다.

[건강관리 수칙]
▶휴전선지역 모기 안물리게
▶늦게 자도 기상은 정시에
▶비타민 복용해 저항력 유지
▶한낮엔 가급적 운동 삼가
▶機內선 수분 충분히 섭취
▶열대에선 말라리아약 필수
▶설사병 대비 끓인물 마시기
▶장티부스약 2주전 복용을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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