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세계 야구에서 가장 빨리 '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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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막내팀 KT 위즈는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청백전을 열었다. 19세 신인투수 소형준이 최고 시속 147㎞의 빠른공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선발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상대 선발 김민(21)은 최고 151㎞의 강속구를 던지며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두산이 자체 중계한 청백전. [사진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두산이 자체 중계한 청백전. [사진 두산 베어스]

KT뿐 아니라 프로야구 10개 팀은 각자 청백전을 치르고 있다. 각 팀이 스프링캠프를 무리 없이 치렀기에 경기력은 시범경기 때 보던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아니었다면 KBO리그는 오는 28일 개막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KBO리그의 청백전은 메이저리그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MLB네트워크의 유명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금 한국에서는 야구 경기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희망을 가질 일이 생겼으면…"이라는 글을 썼다.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보다 한 달가량 늦은 3월부터 코로나19 공포가 시작됐다. 지난 13일 시범경기를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 일정은 5월 이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훈련 시설도 폐쇄돼 류현진(토론토) 등은 간단한 개인훈련만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각에서 KBO리그의 움직임은 상당히 부러운 모양이다.

KBO리그 팀들은 자체 청백전을 인터넷 중계하는 등 활발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 스포츠가 멈춘 상황에서 KBO리그가 가장 먼저 기지개를 펴는 것이다.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고, 다른 팀과 교류하지 않을 뿐 실전에 가까운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빨리 찾아왔다. 지금은 확산세를 잡아가는 중이다.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 출신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한국으로 들어와 훈련하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야구만의 특성이 청백전을 가능하게 한다. 선수간 대면 접촉이 거의 없다. 충분한 거리를 두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비말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 선수단은 통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때문에 KBO리그가 한·미·일 야구 리그 중 가장 먼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는 매주 화요일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를 열어 리그 재개를 논의한다. 각 팀들은 '무관중 경기'를 포함한 여러 옵션을 활용해 가급적 144경기를 모두 치른다는 입장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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