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철회하고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20일 "사업 협력관계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을 고려해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조 회장은 여동생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대한한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플랫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더 매입해 지분율 1%를 넘기면서 양사의 관계는 더 돈독해졌다. 조 회장이 지휘하는 대한항공 핵심 사업에 카카오가 협력하는 모양새여서 카카오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 편에 설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는 추가 매입한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1% 아래로 낮췄다. 지분 매각 사실이 알려진 지난 16일 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며칠 만에 카카오는 방향을 튼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을 뿐,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