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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구글신은 알고 있다...주식ㆍ비트코인, 바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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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위클리KO]3월 3주  19일 코스피 지수가 1450선까지 밀렸습니다. 이날 하루 133포인트(8.4%) 떨어졌습니다. 2009년 7월 수준으로 증시가 후퇴한 겁니다. 20일에는 다행히 반등에 성공했지만, 그래봐야 겨우(?) 1500선을 회복했습니다. 우리 증시가 이렇게 무너진 건 미국 증시가 무너져서입니다. 특히 13일 다우지수는 13%나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개인들은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공포 때문이라면 왜 개인들은 공포를 느끼지 않을까요.

지금은 전문가들도 ‘펀더멘탈’ 분석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이 ‘센티먼트’에 휩싸여 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방식의 경제적 가치분석이 맞지 않는다면, 현대 사회 가장 희소한 자원이라는 ‘관심’으로 시장을 분석ㆍ전망해 보는 건 어떨까요. 관심의 척도는 ‘구글 트렌드’ 분석을 통해 평가했습니다. 

#미국 증시, 바닥은 언제인가

코로19 여파에도 굳건했던 미국 증시가 이상 조짐을 보인 건 2월 24일(월요일)부터입니다. 다우지수는 이날 3.6%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2월 28일(금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떨어졌습니다. 3월 첫주 들어서 하락세가 진정되는가 싶었지만, 9일(월) 7.8%, 12일(목) 10%, 그리고 16일(월)에는 12.9% 폭락했습니다.

구글 트렌드에서 지역을 ‘미국’으로 설정하고 검색어로 ‘corona’를 넣어 최근 90일(17일까지) 경향을 살폈습니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1월 31일 검색량(상대지수)이 12까지 올라온 뒤 이후에는 점차 줄어듭니다. 2월 22일 검색량이 4를 찍고 반등하더니 24일 7을 넘어, 26일에는 15를 기록, 직전 검색량 고점을 돌파했습니다. 검색량이 계속 증가하더니 3월 12일에는 100을 찍습니다. 17일 기준으로 80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피크는 찍은 모습입니다.

코로나19 검색량이 증가할수록 다우지수는 하락했습니다. 특히 대체적인 경향성을 보자면 그 어떤 지표보다 증시를 더 잘 설명합니다. 이제 코로나19 검색량이 꺾였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증시도 이 정도에서 바닥에 도달한 게 아닌가 합니다(물론, 이후 반등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코로나19가 공포스럽다면 왜 개인은 주식을 살까

우리 주식시장이 2009년 수준으로 후퇴한 건 외국인들의 무차별적인 매도세 때문입니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외국인인 9조5000억원어치 팔았습니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8조6000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들이 모두 받아낸 셈입니다. 시장이 이렇게 급락할 때에는 공포를 느낄 법도 한데 개인들은 되레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을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검색어로 ‘코로나’를 넣었습니다. 역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문제가 됐던 1월 말 고점을 찍고 검색량은 하락합니다. 2월 중순 검색량이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하더나 2월 24일에는 100으로 최근 90일 내 가장 많은 검색량을 기록했습니다. 3월 들어서는 50 수준으로 내려왔고, 17일 기준은 37입니다. 곧, 국내에서 개인들이 느끼는 극단적인 공포감은 2월 말을 정점으로 줄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되레 떨어진 주가를 보면서 비싸서 못 샀던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검색량은 올 들어서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주가가 급락하자 검색량은 더 폭증합니다. 아마 연초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서 ‘진작 살 걸’하는 후회의 검색이었다면, 최근에는 ‘이제 사 볼까’하는 매수 타이밍의 검색이 늘어난 거 아닌가 합니다.

#돈이 어디서 나서 삼성전자를 살까

개인들은 돈이 어디서 나서 삼성전자 주식을 살까요. 일단, 주식 시장에 새로 들어 온 사람 자체가 늘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서 17일까지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는 90만 개 가까이 늘었습니다. 2월 21일 28조원대였던 주식예탁금(주식투자를 위해 계좌에 넣어둔 돈)은 37조원대로 불어났습니다. 돈을 들고 시장에 새로 들어온 이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식은 시가총액 1위,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일 겁니다. 예전에는 비싸서 못 샀는데, 액면분할로 이제는 살 만해 졌습니다.

그리고, 부동산 투자하던 부자들도 삼성전자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부동산에 대한 규제나 세금이 워낙 강하다 보니 이제 더 이상 부동산을 통해 자산 불리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그렇다고 제로 수준에 가까운 예금은 성에 안 차니 주식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 다른 종목은 못 믿겠고 삼성전자니까 살만 하다는 겁니다. 연초에는 6만원도 넘던 주가가 이제는 4만원대로 내려왔으니 이들 입장에선 할인 판매를 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2030까지 삼성전자 매수에 나섰다는 말도 나옵니다. 2017년~2018년 비트코인으로 인생역전 기회를 꿈꿨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2019년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부동산 투자에 나섰지만, 지금은 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끌 대출로 아파트를 산 이들은 2030 중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비트코인에서 실패를 맛보고 아파트는 엄두를 못 냈던 2030이 가격이 싸진 삼성전자 매수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2018년 이후 최근까지 비트코인과 삼성전자의 검색량을 비교해 봤습니다. 2018년 초에는 비트코인의 검색량이 압도적이었지만, 2018년 3월 이후부터는 비트코인 검색량이 급감하면서 삼성전자가 근소하지만 검색량 우위에 섭니다. 그러다 이달 들어서는 그 격차가 더 급격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될까

‘bitcoin’ 검색량은 2017년 말을 정점으로 급감했습니다. 2019년 들어 조금씩 늘다가 그해 6월 말에는 단기 고점을 찍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때 비트코인 가격도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검색량은 횡보세를 보이다 3월 들어서 다시 급증합니다. 아직까지 2019년 6월 검색량 고점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검색량이 늘면 시장의 관심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건데, 비트코인 가격도 오르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3월 13일 4100달러선까지 급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20일 6000달러선을 회복했습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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