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기도, 교회 137곳 '마스크 쓰고 2m떨어져 예배' 행정명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오는 29일까지 경기 지역 교회 137곳에 ‘밀접집회’ 예배가 제한된다. 이를 위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과 치료 비용에 대한 구상권이 청구된다.

확진자 나오면 방역·치료비 청구 #‘은혜의강’ 확진 52명으로 늘어 #신규 감염자, 수도권이 TK 추월 #미국 다녀온 한국인 4명 확진

경기도는 17일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수칙 미준수 종교시설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신천지 교회가 아닌 일반 종교시설에 대한 행정명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경기도는 11일 도내 기독교 지도자와 간담회를 열고 영상 예배가 어려운 교회는 마스크 착용, 신도 간 2m 간격 유지 등 자발적 감염 예방 조치를 준수하기로 했다. 경기도 내 교회 6578곳 가운데 이를 지키지 않은 137곳이 이번 행정명령 대상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대구·경북은 줄어들고 수도권은 늘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대구·경북은 줄어들고 수도권은 늘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행정명령을 받은 교회들은 앞으로 ▶교회 입장 전 코로나19 증상 유무 체크 ▶마스크 착용 ▶예배 시 신도 간 2m 이격 거리 유지 ▶식사 제공 금지 ▶예배 참석자 명단 및 연락처 작성 등을 지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집회 전면 금지로 조치가 강화되고 감염병 예방·관리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종교 행사 자체를 강제로 금지하는 조치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교회 밀접집회에 강경 대응하는 이유는 도내 종교 집회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수원 생명샘교회(10명), 부천 생명수교회(15명), 성남 은혜의강교회(52명) 등에서만 8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은혜의강교회의 경우 신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극동아파트에 사는 48세 여성 신도와 아들(21)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들은 신도가 아니다.

은혜의강교회를 매개로 한 지역 전파 사례도 나왔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분당구 백현마을 75세 여성은 확진된 신도(71·여)와 이웃에 살며 밀접접촉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성남시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은혜의강교회 신도들 간 코로나19 감염 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소금물 분무기를 이용해 신도의 손과 입에 소금물을 뿌려준 사람은 목사 아내(60)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832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84명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32명)와 경북(5명) 신규 확진자가 37명이다. 반면 서울(12명)과 경기도(31명), 인천(1명) 확진자는 44명으로 52%를 차지했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대구·경북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의 발생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수도권은 인구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으며, 과밀시설이 집중돼 있어 감염 확산에 대한 대응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4명이 하루 사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뉴욕에 다녀온 전북 군산 60대 부부와 경기 성남 20대 여성, 부천 20대 남성이다.

전북도는 이날 “2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욕 아들 집을 다녀온 군산 거주 A씨(62·여)와 남편 B씨(65)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성남시 구미동에 사는 확진자 C씨(23·여)는 지난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기 사흘 전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을 방문했다 지난 14일 귀국한 경기 부천 거주 D(24)씨는 은혜의강교회 예배를 다녀온 아버지(60)와 어머니(57), 형(26)에 이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모란·황수연·채혜선 기자, 군산=김준희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