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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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은 귀에 문제가 있어 의사를 찾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히 내려지는 진단이다. 모든 어린이의 약 1/3이 생후 첫 3년 동안 3회 이상의 귀의 감염을 겪게 된다. 미국의 경우 이로 인해 연간 약 3천만 건의 진료가 이루어진다. 중이염은 또한 어린이 등의 청력 소실을 가져오는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중이염이란 무엇인가?

해부학적으로 우리 귀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일 마깥쪽의 귓바퀴가 있는 부위를 바깥귀라 하고 가운데 부분의 귀를 중이(가운데귀), 속에 들어 있는 귀를 내이(속귀)라고 한다. 중이염이란 외이와 내이 사이 가운데에 있는 중이(가운데귀)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중이염에는 급성 중이염, 삼출성 중이염, 만성 중이염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되는 것은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이고 만 성 중이염은 주로 어른들에게 많이 발생된다.
계절적으로는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겨울과 이른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

심각한가?

중이염은 잘 알아듣지 못하는 증상인 청력 소실을 가져오고, 그로 인해 어린이의 학습 능력이 떨어지며 더 나아가 언어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다. 듣는 역할을 하는 청각 신경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서 듣지 못하는 경우에는 치료를 해도 청력 회복이 용이하지 않으므로 이때는 조금이라도 잔여 청력이 남아 있다면 이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듣는 훈련을 먼저 시킴으로써 말을 배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좋다.
또한 중이염은 귀에 심한 통증을 유발시키고 귀 근처에 있는 구조물인 유양돌기라는 뼈로 염증이 전파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나 혹은 영구적인 청력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한다면 중이염은 심각한 병이 아니며, 청력도 거의 언제나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래서 중이염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중이의 기능은 무엇인가?

중이는 종잇장처럼 얇은 고막에 의해 외이와 분리되어 있고 크기는 콩알만 하며 공기로 차 있는 공간이다. 고막에는 3개의 조그만 귀뼈(이소골)들이 붙어 있다. 소리의 파장이 고막에 부딪치면 진동하게 되고 이소골들을 움직여 내이로 전달시키고, 내이는 신경 신호를 발생시켜 이것이 뇌로 전달되어 우리가 들을 수 있게 된다.
건강한 중이는 외부의 대기압과 동일하도록 조절되어 있어 이런 구조물들이 자유롭게 진동할 수 있다.

무엇이 중이염을 유발시키나?

급성 중이염은 코나 목으로부터 이관(구씨관)을 통해 중이로 올라오는 세균 혹은 바이러스에 의해서 주로 발생한다. 또 감기나, 부비동염(축농증)·인후염·알레르기 등으로 인하여 구씨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때 중이염이 발생한다.
중이의 염증은 이통(귀가 아픈 통증)을 유발시키고, 고막을 충혈시키며, 고막 안쪽에 고름과 점액이 고이게 한다. 때로는 고막이 파열되어 고름이 귀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중이 속에 있는 고름과 점액은 중이에 남아 있게 된다. 그 이유는 염증으로 부어 있어 이관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하여 중이 속의 고름을 밖으로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급성 중이염이 반복되고 이관의 기능 약화로 고막 안쪽의 중이강 속에 들어 있는 액체를 중이액이나 삼출액이라 하고 이 삼출액이 중이강에 고여 있는 것을 삼출성 중이염이라 부른다. 이전에 한 번 이런 중이염이 생겼던 아이들인 경우에는 감기에 걸리게 되면 또 다시 중이염이 생길 확률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굉장히 높다. 어떤 보고서에 의하면 약 28배정도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어린이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고 주의 깊게 중이염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이가 중이염에 걸린 것을 집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은?

급성 중이염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귀에 생기는 통증이다. 때로는 귀 안의 충만감이나 폐쇄감과 연관되어 통증이 나타난다. 귀가 아프다는 증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유아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여야 한다.

1) 귀를 잡아당기거나 문지른다.
2) 공연히 보챈다.
3) 잠자는 습관과 먹는 것에 변화가 일어난다. 즉 잠을 잘 자지 않고 잘 먹지 않는다.
4) 귀에서 물이 흘러나온다.
5) 잘 못 듣는다.
6) 열이 난다.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중이염에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보통 감기가 걸린 후 10일 정도 지난 후에 중이염이 흔히 발병하게 된다.
중이염이 발병하면 청력이 감소하는데, 이는 중이에 차 있는 고름이나 저류액이 고막의 진동을 방해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리를 내이로 전달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청력의 소실은 일시적이며, 삼출액을 제거시키면 정상적인 청력으로 돌아온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청력의 손실은 만성적 혹은 영구적이 될 수 있다.

투약의 중요성

의사는 당신의 아이에게 여러 가지의 약을 처방한다. 그 중 하나는 항생제이다. 항생제가 귀에 오는 통증을 신속히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감염 자체를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최소한 10∼14일간 투약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알레르기를 앓고 있을 때는 항생제뿐만 아니고 코가 막힌 것을 제거시키는 항히스타민제나 점막 수축제를 처방하기도 하는데 감기나 알레르기가 있을 때는 이러한 약들을 조합해서 사용한다. 통증을 제거하거나 해열시키는 약을 처방하기도 하며 때로는 귀에 넣는 물약인 이점적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더 필요한 치료가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 중이염은 적절한 약의 복용으로 완치된다. 그러나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치료을 권유받게 된다. 특히 삼출성 중이염은 고막에 조그만 절개를 가해서 고름을 제거시키지만 중이염이 완전히 치료되기 전에 절개한 고막이 치유되어 삼출액이 다시 고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막을 절개한 곳에 조그만 관을 삽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을 통기관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중이 속의 공기압과 외부의 압력이 평형을 이루게 되어 중이에 삼출액이 고이는 것을 방지하고 청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통기관은 충분한 기간동안 (수주나 때로는 수개월) 삽입해 둔다. 이 기간동안 아이의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만 하는데 물이 들어가게 되면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통기관을 한 번만 삽입하면 대개의 경우에는 증상이 좋아지지만 약25%정도는 삼출성 중이염의 재발로 인해 통기관을 다시 반복해서 삽입해야 된다. 통기관은 대부분 저절로 빠져 나오기 때문에 특별히 제거할 필요가 없으며 보통은 6개월 정도 남아 있고 길게는 3년 동안 귀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중이염은 때로는 만성 이데노이드염이나 편도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 중이염의 원인이라고 생각되면 의사는 아데노이드나 편도를 제거하는 수술을 실시할 수 있다. 알레르기 역시 동시에 치료해 주어야 한다.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중이염은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대개 심각하지 않으며 의사의 도움으로 청력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치료 계획을 잘 지켜야 하고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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