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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日 조선학교 마스크 차별, 반인륜적 망동…사죄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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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자 사이타마(埼玉) 조선초중급학교 유치부 원장(오른쪽)이 지난 11일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사이타마 시청을 찾아가 조선학교 유치부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자 사이타마(埼玉) 조선초중급학교 유치부 원장(오른쪽)이 지난 11일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사이타마 시청을 찾아가 조선학교 유치부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일본 사이타마(埼玉)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를 제외했다가 번복한 데 대해 "반인륜적 망동"이라고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사태의 책임은 일본당국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당국은 지방정부에 한한 일인듯이 아닌 보살(모른 척)할 것이 아니라 이번 망동에 대하여 전체 재일조선인들 앞에 사죄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얼마 전 사이타마시 당국은 시내 유치원, 보육원 등에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 유치반만 제외하는 반인륜적 망동을 감행하였다"며 "그 이유에 대해 '마스크가 부적절하게 사용된 경우 지도할 수 없다', '배포한 마스크가 전매될 수도 있다'는 재일조선인들의 존엄을 훼손하는 도발적 망발까지 줴쳐(떠들어)댔다"고 격분했다.

이어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일꾼(간부)들과 재일동포들이 3일에 걸쳐 강력한 항의 투쟁을 전개하고 내외 언론과 여론의 규탄과 비난이 거세지자 당국은 끝내 굴복하여 조선학교 유치반에도 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시장이란 자는 비인간적이며 비인도적인 민족차별 행위에 대해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결코 몇 장의 마스크에 한한 문제가 아니라 전체 재일조선인들의 생명과 존엄에 관한 문제"라며 "반동적인 국수주의, 민족배타주의, 조선인 혐오의 '비루스'(바이러스)가 일본사회 전체를 감염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이타마시는 지난 9일부터 유치원과 보육원, 방과후 아동클럽 등 1000여 곳의 어린이 관련 시설에 비축 마스크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선학교 부설 유치부는 배포 대상에서 제외해 파문이 일었다.

조선학교 관계자들은 사이타마 시청을 찾아가 항의했으며 한국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시민단체들은 조선학교 마스크 보내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사이타마시는 13일 조선학교 유치부와 초급부(초등학교)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 추가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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