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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다녀오면 자가격리”…유언비어 난무에 두번우는 대구

중앙일보

입력

11일 오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교대 근무를 마친 의료진이 휴게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교대 근무를 마친 의료진이 휴게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구·경북은 폭발적인 확산 세 말고도 다른 지역의 따가운 눈총과 각종 유언비어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대구 시민도 피해자인데 혐오 기승 #‘대구시장 신천지 연루설’까지 번져 #“대부분 국민 대구에 용기주고 있어”

특히 무려 586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는 지역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그 수가 폭등했는데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취급을 받고 있다. 그에 따른 실질적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인을 만나기 위해 경기 지역을 찾은 대구시민 김모(34)씨는 식당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이 대구 사람에게 폭언하고 심지어 “대구를 통째로 불태워 없애버려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김씨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국내로 번지고 가장 큰 피해 지역이 대구가 됐는데 마치 대구 사람이 다른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해 억울했다”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끝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기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민에 대한 경계와 혐오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권영진 대구시장도 12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를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11일 오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권영진 대구시장이 11일 오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권 시장은 “일각에서는 ‘대구에 다녀오면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등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며 “정세균 국무총리도 2주간 대구에 상주하면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진두지휘했고, 상경해서도 정상적으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권 시장이 신천지와 연루돼 있다는 내용의 유언비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 시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떠도는 많은 의혹을 해명해 달라”는 질문에 “이런 질문을 받아야 하고 해명을 해야 한다는 것에 황망하고 자괴감을 느낀다”며 “마치 제가 신천지와 관련 있다고 하는데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말”이라고 했다.

권 시장은 “대부분의 국민은 터무니없는 주장은 단호히 비판하면서 계속해서 용기를 북돋워 주시고 있다. 여러분의 응원으로 대구는 반드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내고, 활기 넘치는 대구의 모습을 다시 보여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구=김정석·이은지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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