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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콜센터 2곳 폐쇄했지만…"업무량 증가로 영업 중단 어려워"

중앙일보

입력

빈 콜센터 사무실. [중앙일보]

빈 콜센터 사무실. [중앙일보]

"다들 마스크를 낀 채 상담 중입니다. 점심 시간에는 도시락을 싸와서 본인 자리에 앉아 먹거나 구내 식당에 가도 마주 앉지 않고 나란히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직원들간 대화가 사라졌습니다."

대구은행, 코로나 후 대출 문의 등으로 #콜센터 업무 10%↑…통화시간 30%↑ #대구 6곳 콜센터에서 10명 확진자 발생 #2곳은 폐쇄 후 방역…나머진 축소 운영

대구은행 측은 1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달라진 본점 콜센터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대구은행은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정상 영업 중이다.

이날 대구 지역 콜센터 2곳이 폐쇄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곳이다. 지난달 말부터 대구 콜센터 56곳 중 6곳에서 확진자 10명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콜센터는 방역 작업 후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콜센터 업무가 늘어서다.

대구은행도 마찬가지다. 지역 경제가 어려워진 탓에 대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콜센터 직원 1명 당 통화시간은 30%가량 늘었다. 콜 수도 10% 증가했다. 대구은행 콜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에 관한 특별대출이나 상환유예제도 등에 대한 문의가 쏟아진다"며 "당장 콜센터를 닫기가 어려운 이유"라고 했다.

고객 정보가 전산에 입력돼 있기 때문에 콜센터는 보안상 재택근무도 어렵다. 대신 대구은행은 본점에 있던 90여명의 직원 중 40명을 범어점 지점으로 근무지를 변경해 콜센터를 두 곳으로 나누었다. 집단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서울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한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을 비롯한 주변 직장인들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진을 받고 있다. 뉴스1.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을 비롯한 주변 직장인들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진을 받고 있다. 뉴스1.

대구시는 11일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대구 달서구 등 6개 콜센터 사업장에서 10명의 직원이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현재 삼성전자와 DB손해보험 콜센터가 폐쇄 중이고 나머지 4곳은 방역 조치 후 소규모 영업 중이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56곳 콜센터에는 8802명이 근무 중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진자가 발생한 6개 사업장은 각각 1개 사업장에서 1명씩 환자가 확인됐고, 최근 또 다른 한 콜센터에서 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대구 지역 콜센터 사업장은 대부분 중소규모다. 대부분 20석·50석이고, 최대 200석 정도다. 대구시는 그동안 기업 '콜센터'를 대거 유치하면서 소규모 사업장 위주로 수용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한 곳 사업장에서 10명 이상 집단감염 현상이 아직 없는 것은 소규모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규모 사업장이라도 근무 여건상 콜센터 자체가 2차· 3차 감염 우려가 커서다.

우선 1m가 채 안 되는 좁은 간격으로 앉아서 전화로 업무를 한다. 또 상대에게 목소리를 잘 전달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끼지 않고 일하는 직원도 있을 수 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이유도 목소리 전달 문제 때문이었다. 전화로 말을 계속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비말'이 좁은 사업장에 쉽게 퍼진다.

권 시장은 "콜센터 사업장 직원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감염된 콜센터 직원의 신천지 신도 여부 등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김윤호·이은지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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