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일요일인 어제는 모처럼 낮에 여유를 부리며 반려견들과 산책하러 나갔다.
김미래(60) 칠곡 경북대병원 간호사
금호강 둑에는 큰개불알풀꽃과 별꽃이 얼굴을 내밀고 코로나19로 위축된 도시라는 상상을 할 수 없게 봄을 만끽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불안함과 답답함을 떨쳐버리듯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가족끼리 시원한 봄바람을 가르며 오고 가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듯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스러운 풍경이다. ‘호우시절’ 영화 속 두보의 시구처럼 ‘꽃이 피어서 봄이 오는 것일까,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걸까?’
내가 사는 이곳에도 곧 봄의 향연 속에서 서로 마주 보며 반갑게 얼싸 안아주던 평화로웠던 그 시간이 되돌아오겠지.
오늘은 오후 근무로 하루를 시작한다. 몇 명의 증상 없는 환자들이 코로나 확인 검사를 했다. 어떤 환자는 왜 나는 그 검사를 받을 수 없느냐고 호소한다. 답답한 병실 생활이 힘든지 목소리가 우울하다.
그저 간호사는 힘든 환자들의 말만 들어 줄 수밖에….
힘든 시간 서로가 잘 견뎌냅시다.
“수고했습니다.”
“몸 관리 잘하세요.”
이런 퇴원 인사를 나누는 날이 곧 오겠지.
정리=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