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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배 가격 뛴 손세정제…영국 사재기 열풍에 구매 제한 조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마트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품 부족을 우려한 시민들이 물, 음식과 휴지 등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마트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품 부족을 우려한 시민들이 물, 음식과 휴지 등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Tesc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재기에 제동을 걸었다.

9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스코는 특정 품목 판매 수량을 1인당 5개 이하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대상 품목은 손 세정제, 물티슈와 같은 위생용품과 드라이 파스타, 채소·통조림과 같은 일부 식품류다. 매장은 물론 온라인 상점에서도 구매 제한이 적용된다.

테스코가 이런 방침을 내놓은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영국에서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대형 유통업체 세인스버리와 아스다 등에서도 화장지·비누 등 생필품이 진열된 직후 모두 품절됐다고 전했다.

컨설팅 회사 리테일 이코노믹스가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쇼핑객 10명 중 1명은 사재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른 대형 유통업체도 비슷한 대책을 내놓았다. 대형 슈퍼마켓 업체 웨이트로즈는 온라인에서 손 소독제와 같은 특정 제품 구매에 상한선을 뒀다. 드럭스토어 부츠는 손 소독제를 한 명당 2개씩만 살 수 있게 했다.

사재기에 따른 폭발적인 수요 중가는 가격 폭등을 불러왔다. 5일 온라인마케팅 대행사 리버티 마케팅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서 49펜스(약 800원)에 팔리던 영국 브랜드 손 세정제 가격이 24.99 파운드(약 3만 9000원)까지 올랐다. 영국 대형 소매업체 세이버스와 모리슨스에서도 해당 품목 가격이 각각 2525%, 1400% 인상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영국 정부 산하 시장 감시 기구인 경쟁시장국(CMA)은 "코로나 사태를 틈타 손 소독제나 마스크 가격을 부풀리다 적발되면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공급업체에도 책임있는 대응을 요청했다.

또 조지 유스티스 환경부 장관은 노년층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식료품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9일 유통업체 대표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8일 기준 영국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64명 늘어 총 278명이다. 사망자는 3명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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