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600만명 봉쇄 이탈리아…집권당 대표 “나도 감염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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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시민들의 사재기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피올텔로의 수퍼마켓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시민들의 사재기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피올텔로의 수퍼마켓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3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 정부가 봉쇄 지역을 확대했다. 이탈리아 전체 인구의 25%가 넘는 최소 1600만 명이 이번 봉쇄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연립정부의 한 축인 집권당 대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4월 3일까지 롬바르디아 주를 비롯한 14개 주로 봉쇄 조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22일 북부 11개 주를 대상으로 봉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7일 하루만에 1247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면서 더 강력한 방안을 내놨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를 비롯해 관광지인 베니스 등 주요 도시 출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봉쇄가 시행되는 동안 해당 지역엔 가족 방문이나 중대한 업무 목적이 아닌 이상 드나들 수 없다.

지역 내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교·문화행사를 비롯해 결혼식과 장례식까지 연기된다. 극장·체육관·나이트클럽·수영장·박물관·스키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문을 닫는다. 식당과 카페 등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이 가능하지만, 방문자들은 최소 1m의 간격을 두고 앉아야 한다. 격리 조처를 어길 경우 3개월 구금에 처해질 수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에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는 7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 5883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집권당 대표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렸다.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려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나는 괜찮지만 며칠간 집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8일 오전에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이번 조치가 때때로 크고 작은 희생을 치르게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지금이 바로 우리가 책임을 감수할 때”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역 봉쇄 조치와 더불어 의료인력 충원 등 추가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은퇴한 의사를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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