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마트폰을 향해 경례!”…상하이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식

중앙일보

입력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일이 3월 2일에서 9일로, 다시 23일로 두 차례 연기됐다. 학습 공백이 길어졌다. 온라인 학습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우리보다 먼저 인터넷 플랫폼으로 학교 수업을 대체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자칫 코로나 사태가 더욱 길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온라인 수업 현황이 우리에게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상하이에 거주하며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교민 김경정씨의 도움을 받아 상하이 공립 학교의 온라인 개학식 풍경과 수업을 살펴봤다.

[사진 독자제공]

[사진 독자제공]

혹시 모를 수업 중단 사태를 막아라! 세 차례 사전 테스트 진행

예정돼 있던 개학일(2월 17일)에 맞춰 원격 교육을 시작한 다른 도시와 달리 상하이는 보름간의 시간을 두고 플랫폼 점검을 했다. 3월 2일 첫 수업을 앞두고 상하이에 있는 모든 공립학교 학생들은 세 차례 사전 테스트에 참여했다. 2월 25일과 28일에는 40분간, 3월 1일에는 한 시간 동안 접속하며 실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강의 영상이 제대로 전송되는지, 각 학생의 영상은 교사에게 잘 전송되는지, 카메라 테스트와 음성 테스트를 꼼꼼히 마쳤다.

 개학을 앞두고 상하이 교육당국은 세 차례에 걸쳐 온라인 수업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진 독자제공]

개학을 앞두고 상하이 교육당국은 세 차례에 걸쳐 온라인 수업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진 독자제공]

매일 하루 일과 보고하는 유치원생, 숙제는 부모들의 몫

유치원의 경우 원격으로 아이들을 관리하되 활동은 각 가정의 자유에 맡겼다. 상하이의 모든 공립 유치원 학생은 매일 아침 8시까지 현재 위치와 건강 이상 유무를 담임 교사에게 알리고, 유치원은 이를 취합해 오전 9시까지 교육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정식 수업은 없지만 유치원 각 반의 교사들은 매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그날 해야 할 활동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시행했는지 확인한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100자 이상으로 서술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한다.

[사진 독자제공]

[사진 독자제공]

스마트폰을 향해 경례! 개학식도 생방송으로

상하이의 공립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3월 2일 정식으로 새 학기를 시작했다. 단, 학교가 아닌 각 학생의 집에서 말이다. 국기 게양을 비롯해 개학식을 겸한 조회 행사를 실제와 같이 진행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우리의 국민체조와 비슷한 광보차오( 广播操)를 하며 아침을 시작한 경우도 있었다.

 개학식을 생략하고 조회만 진행한 곳도 있다. 사진은 상하이 삼남매의 중국인 친구 모습 [사진 독자제공]

개학식을 생략하고 조회만 진행한 곳도 있다. 사진은 상하이 삼남매의 중국인 친구 모습 [사진 독자제공]

방구석 학교? 온라인이지만 수업 내용은 그대로

수업 시간표는 기존과 거의 유사하다. 언어, 수학, 체육, 영어를 위주로 과학, 도덕 등의 과목이 추가됐다. 각 과목은 공동수업(市级直播, 상하이시에서 진행하는 생방송)과 개별 수업(老师腾讯课堂互动, 상호 교류하는 수업)으로 구성된다. 상하이 모든 학생이 한 명의 교사에게 공통으로 듣는 실시간 수업이 먼저 진행되고 각 학교 담임교사가 학급에 맞게 진행하는 실시간 수업이 뒤따르는 방식이다.

[사진 독자제공]

[사진 독자제공]

바깥출입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다 보니 교사도, 학생도 각자의 집에서 수업한다. 선생님이 학생을 지목해서 질문하면 해당 학생의 모습과 목소리를 다른 학생들도 보고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이 허투루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이유다. 공동수업의 경우 실시간 동시 접속자 수가 엄청난데도 불구하고 영상이 끊기거나 지연되지 않은 채 원활하게 진행됐다.

 공동 수업 이후 담임 교사와 진행하는 개별 수업 [사진 독자제공]

공동 수업 이후 담임 교사와 진행하는 개별 수업 [사진 독자제공]

상하이 공립 중학교 학생들은 평소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수업을 듣지만, 온라인 수업의 경우 오전 8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3시 10분에 마쳤다. 실제 수업보다 시간이 짧아진 셈이다.

그러나 초등학교의 경우 원래 오전 8시 45분에 등교해 오후 4시 15분 모든 수업이 종료하는데 과학 수업이 길어지자 오히려 평소보다 수업이 늦게 끝났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숙제도 해야 한다. 교사가 각 반 그룹에 문서 파일을 올리면 학생들이 각자 집에서 출력해 문제를 풀고 사진을 찍어서 제출한다.

[사진 독자제공]

[사진 독자제공]

부모들에게는 온라인 수업 지도서가 제공됐다. 상해시 교육위원회 연구부가 집필한 자료로 집에서 어떻게 수업에 임해야 하는지,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체육 수업은 어떻게 도울지 등 온라인 교육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제작됐다.

'방콕'일수록 체육 활동은 더 열심히

중국에서는 지난해 중등 교과과정이 개편되며 학생들의 체육 수업이 더욱 중요해졌다.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몸을 쓰는 활동은 오히려 다양해졌다.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실내 운동을 가르쳐 주고 함께 따라 하도록 권하고 있다.

 체육 과목 공동 수업 [사진 독자제공]

체육 과목 공동 수업 [사진 독자제공]

상황이 상황인지라 바이러스 등 감염병에 대한 교육도 한다. 정식 교과 내용은 아니지만 온라인으로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문제를 풀어 제출하는 방식이다. 문제를 풀고 기준 점수를 넘으면 증명서도 발급해준다.

 감염병과 관련해 온라인 수업을 듣고 문제를 풀어서 제출하면 증명서를 발급한다 [사진 독자제공]

감염병과 관련해 온라인 수업을 듣고 문제를 풀어서 제출하면 증명서를 발급한다 [사진 독자제공]

글 차이나랩 김경미
자료제공 김경정(상하이 교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