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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120억 기부...모금회 "국민 정서 안 좋아 반환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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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120억원이 되돌아갈 전망이다. 공동모금회는 이날 오후 신천지의 기부금 처리 방안을 논의한 결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모금회 관계자는 “신천지에 대한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태 종료 뒤 배상소송 등 고려

모금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료되고 나면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신천지에 배상 소송이 제기될 수 있고, 기부금이 구상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모금회는 이날 기부금을 반환하기 위해 신천지 측에 계좌번호를 요구했으나 신천지가 답변을 주지 않아 반환하지 못했다. 모금회는 6일 계좌번호를 받으면 즉시 반환하고 이런 사실을 공개할 방침이다.

신천지 기부금 120억원은 모금회가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 캠페인을 할 때 대기업들이 정례적으로 내는 돈보다 훨씬 많다. 신천지는 이날 모금회에 사전에 연락을 하지 않고 모금 계좌에 120억원을 송금했다. 큰 기부를 할 때 모든 기부자가 사전에 연락을 하고 어디에 쓸지 등을 협의한다. 대개는 사용처를 지정하는 ‘지정 기부’ 방식을 택한다. 사용처를 정할 때 자원봉사나 아동복지 관련 연합단체와 논의하기도 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계좌를 계속 확인하는 게 아니라서 그 돈이 들어온 줄 몰랐다.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의 기부는 1998년 모금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신천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신천지 예수교회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대구지회가 100억원, 중앙회가 20억원을 각각 냈다.

신성식·편광현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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