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보내준 마스크 잘 썼다" 10배로 되갚은 中 웨이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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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웨이하이시에서 인천시에 보낸 마스크가 담긴 박스가 인천시청 지하 창고에 가득차 있다. 심석용 기자

중국 웨이하이시에서 인천시에 보낸 마스크가 담긴 박스가 인천시청 지하 창고에 가득차 있다. 심석용 기자

4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지하 2층 한 창고. 창고 문을 열자 한쪽 벽을 채우고 있는 72개의 종이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프를 뜯고 상자를 열자 마스크가 가득 담긴 작은 박스가 여럿 나왔다. 박스당 마스크 65장이 들어있는 이 마스크 박스에는 1품 마스크라는 뜻의 ‘逸品口罩’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박스 뒤편에는 마스크 쓰는 방법이 중국어로 설명돼 있었다.

중국 웨이하이에서 인천시에 보낸 일회용 마스크. 박스 하나에 65장이 담겨 있다. 심석용 기자

중국 웨이하이에서 인천시에 보낸 일회용 마스크. 박스 하나에 65장이 담겨 있다. 심석용 기자

이 마스크는 지난달 29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 인천시에 보낸 일회용 제품으로 총 20만 1370장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웨이하이시는 지난달 27일 인천시에 “마스크를 지원해주고 싶다”며 돕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인천시는 “중국 내 상황도 어려운데 마스크를 인천으로 보내는 것보다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이나 교민들에 먼저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다.

그러나 웨이하이시는 지난달 28일 마스크 20만장을 카페리를 통해 한국으로 보냈다. 다음날 인천항에 도착한 마스크 20만장은 항만 통과 절차를 거쳐 지난 2일 인천시청으로 옮겨졌다. 웨이하이시가 마스크와 함께 보낸 서한문에는 “웨이하이 시민들은 지난달 인천시가 보내준 마스크를 잘 사용했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웨이하이시가 보낸 마스크 수량은 앞서 인천시가 보낸 것의 10배다. 인천시는 지난달 12일부터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난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해왔다. 당시 웨이하이시도 인천시로부터 마스크 2만장을 받았다. 인천시는 중국 자매우호 도시들에 마스크 24만장 등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도중에 중단했다.

인천시는 웨이하이에서 온 마스크에 대한 품질 검사를 마치고 현재 분배 계획을 세우고 있다. 4일 3만5000장을 환경미화원, 농축수산업 종사자 등에게 먼저 분배하기로 했고 나머지 수량은 인천시 내 군·구와 논의를 거쳐 분배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인천 내 확진자는 9명으로 늘었다. 9번째 확진자는 서울 영등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의 아들(9)로 확인됐다. 그는 1차 검체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발열 증상이 있어 지난 3일 2차 검체 검사를 받았다. 이후 양성 확진 판정을 받고 인하대병원으로 격리 입원이 됐다.

인천=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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