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3일차 의료봉사 뒤 "지루한 책 읽으면 잠이 잘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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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병동 내부에서 의료봉사를 마친 뒤 땀에 보호복과 장비를 모두 벗고 젖은 모습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병동 내부에서 의료봉사를 마친 뒤 땀에 보호복과 장비를 모두 벗고 젖은 모습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부가 사흘째 신종코로나 환자 진료를 이어갔다. 안 대표 부부는 3일 대구동산병원에서 국민의당 코로나바이러스19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와 함께 진료했다.

오전에는 16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중간 정도의 중증도가 있는, 폐렴을 동반한 호흡곤란 환자들이다. 혈액의 산소포화도가 90밑으로 떨어진 환자들이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거나 코에 산소공급장치를 달고 있다. 안 대표는 병실에 들어가서 환자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다. 숨 쉬는 모습을 보며 숨이 가쁘지 않은지를 살폈다. 환자에게 "숨이 더 차지 않으냐. 산소 공급량이 적당하느냐" "기침이 심해지지 않았느냐"고 를 물었다. 또 식사를 잘 하는지, 몸 상태가 어떤지를 물었다. 이런 걸 체크해서 주치의 교수에게 알려줬다.

안 대표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사공 교수는 별도의 팀을 이뤄 병실을 돌며 환자에게서 검체를 채취했다. 안 대표 일행은 점심시간에 다른 봉사자나 의료진과 똑같이 도시락을 가져다 먹었다. 먹은 도시락을 손수 치웠다.

안 대표는 오후에 회진을 했다. 240여명의 환자를 의사 7명이 나눠돌았다. 안 대표는 30명 넘게 진료했다. 안 대표는 "불편한 점이 없느냐"고 일일이 물었다고 한다.

안 대표 부부는 1,2일차와 마찬가지로 오전,오후 진료 스케줄을 채웠다. 자원봉사 나온 의사는 대개 오전, 오후 중 한 타임만 한다. 안 대표는 오후 5시가 넘어 진료가 끝났고 땀에 흠뻑 젖어서 샤워를 했다. 초췌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봉사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봉사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진료하는 동안 환자들이 안 대표를 알아보지 못했다.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한 명도 안 대표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안 대표도 본인을 내세운 적이 없다. 진료시간 내내 진찰에 필요한 말 외는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료를 마친 뒤 의료진이 "저녁에 뭐하냐"고 물었더니 "좋은 작가의 책을 읽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루한 책을 읽으면 잠이 잘 온다"고 농담을 했다. 한 의료진은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오전, 오후 진료하면 20대도 감당하기 힘들다. 책을 안 읽어도 힘들어서 잠이 잘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부부는 4일에도 진료 봉사를 계속한다. 대구동산병원 측이 "언제까지 할 거냐"고 물었더니 "그 때(그만둘 때)가 되면 말하겠다"고 대답했다. 의료진이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환자를 보자"고 했더니 웃음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사흘 내내 전혀 정치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남들이 챙겨주는 데 익숙할텐데, 그걸당연히 여길텐데 그렇지 않았다. 진료 후 샤워를 같이할 정도였다. 일부러 자연스런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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