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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한국산 마스크 밀수···포장만 바꿔 평양 보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군이 한국산 마스크를 중국에서 몰래 들여다 재포장해 평양으로 가져갔다고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 NK가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3일 전했다.

데일리 NK 북한 내부 소식통 인용 보도

데일리 NK는 “마스크 밀수입은 북한의 인민무력성 산하 무역 기관인 금봉석영회사가 주도해 지난 1일 새벽 신의주 세관을 통해 이뤄졌다”며 “북한 측은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한국 제품을 요청했고, 중국 측에선 한국산 황사방역용 마스크(KF94)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월 중순 이후 중국, 러시아 등 북한과 접한 지역의 국경을 통제하고 세관을 폐쇄하는 '밀봉'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의주 세관을 통해 마스크 수입이 이뤄졌다면 북한 당국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군 간부들이 인민군 부대 합동타격훈련을 현지지도 하기 위해 강원도 원산 인근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례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뉴시스]

북한군 간부들이 인민군 부대 합동타격훈련을 현지지도 하기 위해 강원도 원산 인근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례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뉴시스]

북한은 중국 측에서 인수한 마스크를 북한산으로 둔갑하는 재포장 작업도 진행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바로 그날(1일) 밤 남조선 상표를 모두 제거하고 우리(북한)식으로 르완지(맑은 포장 봉투)에 포장하기 위한 작업이 깜빠니아(집단적으로 힘을 합쳐 일을 추진함ㆍ캠페인)적으로 진행됐다”며 “마스크 재포장 작업에 인근 주둔지 부대 여성군인 40여 명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세관을 통해 한국산 제품을 들여간 뒤 세관 물류 창고에서 포장지를 뜯고 내용물을 자신들의 포장지에 담아 북한산으로 위조했다는 것이다. 북한 측이 반입한 마스크의 양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산으로 바뀐 마스크는 평양으로 옮긴 뒤 군 종합시설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하자 개인위생 및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마스크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데일리 NK 보도가 사실일 경우 코로나 감염증이 북한에도 확산할 기미를 보이자 성능 좋은 마스크가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평안남·북도와 강원도 등에 7000여명의 의학적 감시대상자들이 있어 격리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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