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반대로 가는 비트코인, 안전자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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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간 9800달러에서 9200달러 선으로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미국 주식 시장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향성이다. 반면 금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이란 무력 충돌 사태와 코로나 바이러스 초기 당시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방향성을 보여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번 흐름은 비트코인 안전자산 평가와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악재에 강했던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글로벌 경제 악재가 발생했을 때 상승 흐름을 보여준 사례가 많다. 예컨대 2013년 키프로스 경제 위기 당시 제도권 금융시장과 달리 비트코인은 폭등한 바 있다. 또 일부 관계자는 2019년 상반기 비트코인 상승 원인 중 하나로 글로벌 분쟁 및 제3국 경제 불안정을 꼽기도 한다. 최근 미국-이란 무력 충돌 사태와 초창기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발병 시점에도 비트코인은 상승했다. 제도권 금융시장이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악재가 연속해서 나온 2020년초 비트코인이 금과 동일한 움직임을 보여 “이제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왜 이번엔 다른가

그러나 코로나19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로 확산 전파됨에 따라 제도권 증시가 재차 떨어지자, 비트코인도 동반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달리 금은 안전자산 위치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움직임이 처음부터 글로벌 악재와는 연관이 없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그간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단기 하락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반감기로 인해 역설적으로 비트코인을 싸게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반 더 포페(Van de Poppe)는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전 비트코인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대한 과매수가 생겨나면서 비트코인을 더 싸게 매수하려는 심리가 발현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아닌 암호화폐 시장 내부 요인으로 인한 하락임을 암시했다.    

#안토노풀로스의 일침?

한편 마스터링 비트코인의 저자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Andreas Antonopoulos)는 글로벌 악재와 비트코인 가격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오면 비트코인도 떨어진다”며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 아님을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특성상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지구상의 모든 거래 수요를 만족시키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특히 안토노풀로스는 글로벌 악재가 터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배(글로벌 경제)를 침몰시켜 구명보트(암호화폐)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방식을 좋아해선 안된다”며 경제 위기가 비트코인에도 충분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경고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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