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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사망자 3위 헤이룽장성이 칭찬받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중국 사망자가 2663명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5일 발표에서 24일 하루 7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중증 환자는 789명이 줄어 9126명이 됐고 신규 확진 환자도 508명 증가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 병마를 극복하고 퇴원한 중국 사람들이 현재 입원 중인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자신들의 혈장을 기증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신종 코로나 병마를 극복하고 퇴원한 중국 사람들이 현재 입원 중인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자신들의 혈장을 기증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특히 확진 환자로 이어지기 쉬운 의심 환자가 24일 자정 현재 2824명으로 전날에 비해 610명이나 감소했다. 최고 2만 8942명까지 기록했던 의심 환자가 2000명대로 떨어진 건 한 달 만이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 사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중국 호흡기 질병의 권위자 중난산 공정원 원사 #12명의 사망자 내 중국 내 3위인 헤이룽장성에 #산소 치료기 50대 기증하며 “경의 표한다” 말해 #중앙 정부 문책 두려워 않고 정확하게 보고해 #신종 코로나 확산 저지에 큰 기여한다 판단에서

이런 가운데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후베이(湖北)성과 허난(河南)성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헤이룽장(黑龍江)성이 이례적으로 칭찬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은 신규 의심 및 확진 환자가 줄어들면서 생산 활동 재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은 신규 의심 및 확진 환자가 줄어들면서 생산 활동 재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지난 23일 자정 현재 헤이룽장성의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480명에 달한다. 중국 내 12번째에 해당하는 순위다. 누적 환자 527명인 쓰촨(四川)성보다는 적고 399명인 베이징보다는 많다.

헤이룽장성의 문제는 사망률이 높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12명이 숨졌다. 후베이성의 2495명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허난성의 19명에 이어 중국 내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공동 4위인 광둥(廣東)성과 안후이(安徽)성 등의 6명에 비해 사망자 수가 두 배나 많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생필품 판매 수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이발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가정에서 머리를 깎는 상황이 일상화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신종 코로나 사태로 생필품 판매 수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이발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가정에서 머리를 깎는 상황이 일상화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특히 헤이룽장성의 일부 도시 사망률은 후베이성의 우한(武漢)보다도 높아 놀라움을 준다. 우한의 사망률이 3.7%인데 헤이룽장성 수이화(綏化)시는 8.51%, 솽야산(雙鴨山)시는 5.76%나 된다.

우한에서 2000km나 떨어진 헤이룽장성의 사망률은 왜 이렇게 높나. 이와 관련 중국 호흡기 질병의 권위자인 중난산(鍾南山·84) 중국 공정원 원사는 “헤이룽장성의 지대가 높고 추운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난산 원사는 헤이룽장성에 50대의 산소 치료기를 기증했다. 아울러 그는 “헤이룽장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헤이룽장성이 충실하고도 실사구시적으로 사망자 보고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각 대학은 이번 학기 수업을 전통적인 교실에서의 수업 대신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각 대학은 이번 학기 수업을 전통적인 교실에서의 수업 대신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난산은 “지금은 무엇보다 진실한 보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헤이룽장성이 중앙 정부의 문책을 각오하면서도 사망자 수를 정확하게 보고하며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신경보(新京報)도 24일 헤이룽장성이 “좋은 일도 보고하지만 슬픈 일도 감히 보고하고 있다”며 “이는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가장 앞에 두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후베이성 일부 지방 간부의 발병 사례 축소 보고를 질타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 방심할 수 없다며 곳곳을 소독하고 청소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은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 방심할 수 없다며 곳곳을 소독하고 청소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상부의 문책이 두려웠던 후베이성의 한 지역에선 신규 환자 발생을 2월 12일까지 한 자릿수로 축소해 보고하다 적발됐는데 이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가 더 광범위하게 이뤄지며 13일엔 200명, 14일엔 108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기는 비극을 불렀다.

헤이룽장성도 초기 대응에는 실패했다. 경계심이 부족해 회식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걸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발병 사실을 은폐하는 우창(五常)시 시장 등 7명의 간부를 처벌한 이후 보고 체계를 바로 잡았다.

신종 코로나와의 사투에서 이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확한 발병 사실 파악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중국은 2500명 이상의 목숨을 잃고서야 얻었다. 신종 코로나가 이제 막 확산하고 있는 한국이 새겨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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