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도 안쓰고 영화관·마트···전북 확진자 열흘 무방비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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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김제의 113번째 확진자 A씨(28)가 전주 지역 곳곳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대구를 다녀온 후 열흘 동안 회사와 백화점·영화관·마트 등을 방문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도 잦았다.

A씨, 7~9일 대구여행 갔다가 감염 #김제 단독주택서 가족 4명과 거주 #전북도, 동선과 추가 접촉자 조사중

전북에서 코로나19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자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전반적 폐쇄를 결정한 21일 전북 전주시 덕진수영장에서 관계자가 건물 내부를 방역하고 있다. [뉴시스]

전북에서 코로나19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자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전반적 폐쇄를 결정한 21일 전북 전주시 덕진수영장에서 관계자가 건물 내부를 방역하고 있다. [뉴시스]

10일부터 오한…출근·쇼핑 등 다녀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부터 2박 3일간 대구를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9일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에 도착한 뒤에는 본인 차를 이용해 김제의 집으로 이동했다.

A씨는 귀가 이튿날인 10일 오전부터 오한 증상이 시작됐으나 13일까지 평소처럼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는 A씨와 함께 근무한 직장 동료 7명을 자가격리한 상태다.

A씨는 주말과 휴일에는 전주시내 곳곳의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했다. 14일에는 오후 4시께 전주 덕진구 송천동의 한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뒤 오후 6시 30분에는 서신동 롯데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을 방문했다. 6시35분께는 같은 건물에 있는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21일 오후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11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몰 내 CGV 전주효자점이 임시 휴업해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11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몰 내 CGV 전주효자점이 임시 휴업해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보험사 근무…추가 감염 '비상'

A씨는 15일 오후 9시에 이어 16일 오후 3시에도 2~3시간 동안 전북대학교 인근의 PC방에 머물렀다. 그는 이날 오후 8시께 송천동 롯데마트에서 30여분간 머물렀으며, 이 기간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증상이 심해지자 19일 전주 덕진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20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북도에 따르면 A씨는 김제시 봉남면의 단독주택에서 할머니·부모·남동생 등과 함께 거주해왔다. 그는 국민연금공단 전주지사 내 입주한 보험회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는 48시간 내로 A씨의 가족 4명에 대해 2차 조사를 할 계획이다.

21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1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백화점 전주점이 임시 휴업해 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1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백화점 전주점이 임시 휴업해 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대구서 동성로·북성로 여행

A씨는 신천지 신도들이 집단으로 감염된 사태가 발생한 대구를 여행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대구를 방문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대구 동성로와 북성로 등을 방문했다.

9일 귀가 뒤 20일 양성 판정을 받기까지 열흘간 사실상 무방비로 방치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무차별적으로 일반인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A씨가 근무지를 비롯해 롯데백화점 전주점, 영화관, 롯데마트, 미용실, 음식점, PC방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확진자의 진술과 신용카드 사용 내역, 휴대전화 위치 추적, 폐쇄회로TV(CCTV)  분석 등을 통해 확진자의 정확한 이동 경로와 추가 접촉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전주=김준희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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