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 있어도 … 보험 들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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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혈압이나 당뇨병.암 등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들 수 있는 보험상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지금까지 보험사들은 심각한 질병이 있는 사람이 보험 가입을 신청할 경우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탈락시키는 등 보험 가입을 거절했다.

금호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가입 제한이 없는 '스탠바이 무배당 누구나 무조건 OK 종신보험'을 판매한다고 30일 밝혔다. 암이나 뇌혈관 질환, 심근경색증 등 중대한 질병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사람도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종신보험의 일종으로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 보험금이 지급된다. 사망 때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기본 1000만원. 그러나 한 사람이 3계좌까지 가입할 수 있어 사망 때 최대 3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50~80세가 이 상품의 가입 대상이다. 보험에 가입한 지 2년 안에 사망하면 이미 낸 보험료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가입 2년 뒤 사망하면 1종 상품의 경우 1000만원, 2종 상품은 '500만원+납입 보험료의 70%'를 받게 된다. 대신 보험료는 다른 상품보다 20~40% 비싸다. 60세인 사람이 보험료 납입 기간을 15년으로 정해 1종 상품에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는 남성 6만7700원, 여성 4만7500원이다. 보험료 납입 기간은 일시납부터 20년까지 다양하다.

금호생명 경영기획팀 장기명 차장은 "다른 보험과 달리 가입 때 어떤 심사도 하지 않는 무심사 종신보험상품"이라며 "암 수술을 받고 병원에 누워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보험에 들 수 없었던 고령자.중병자.고위험 종사자 등이 가입 대상"이라며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하고 혼자 사는 노인을 지원하는 공익 상품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조병진 보험계리실장은 "일본과 미국 등에서는 틈새 상품으로 많이 팔리는 보험 중 하나로, 장례비 마련을 위한 보험상품의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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