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 휘감은 한국 가락·춤사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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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현대무용단이 몽골의 고르힝 암 바롱 살라 초원에서 한국춤 '고원을 춤추다'를 선보이고 있다. [몽골=연합뉴스]

28일 오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북동쪽으로 80㎞가량 떨어진 몽골 테를치 국립공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가 울란바토르 문화예술청과 공동으로 '초원의 영고(迎鼓)대회'라는 제목으로 양국 합동 공연을 펼쳤다. 국악축전을 계승한 '나라음악큰잔치'의 해외 공연으로 치러진 행사다. 관객은 1000여 명. 말을 타고 하나 둘씩 모여든 인근 유목민과 한국유학생 등이다. 공연은 몽골 국립 마두금연주단의 연주로 막을 올렸다. 200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두금은 말총으로 만든 현 두 개가 달린 전통악기. 여가수가 마두금의 연주에 맞춰 몽골 민요 한 곡조를 부른 뒤 구슬픈 목소리로 우리 민요 '아리랑'을 멋들어지게 뽑아냈다.

다음으로 대금 명인 조창훈씨가 연주하는 청아한 대금 소리가 초원에 가득 울려퍼졌다. 이어 무대 가운데에 설치한 지름 4m의 대고가 천지를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역동적인 대고 퍼포먼스 '영고의 북소리'다. 분위기는 판소리 명인 안숙선의 신명 넘치는 '농부가'와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한바탕 놀음으로 절정에 달했다. 초원 공연은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진 강강술래로 마무리됐다.

조도연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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