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사면, 출총제 폐지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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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30일 "서민경제 활성화에 재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경제인 사면을 추진하고, 출자총액제 폐지 등 재계 요구를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선 재계의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며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여당과 경제계의 '뉴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경제계가 국내 투자 확대, 신규 채용 확대, 중소기업 관련 하청 관행 개선 등 가시적 경제 활성화 조치에 나서 준다면 여당은 그동안 재계가 요구해온 출총제 폐지와 경영권 보호 장치 마련, 각종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내에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주식투자에 동원하는 경영권 보호 방안 ▶첨단 기업의 수도권 입주를 허용하는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또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지만 서민경제가 위기에 처한 만큼 국민도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사면 요건을 갖춘 경제인에 대해 적극 사면해 줄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전경련 등 재계는 28일 형이 확정된 기업인 55명을 8.15 사면 대상에 포함시키고 수사.재판 중인 기업인도 선처해 달라고 청와대에 요청한 바 있다. 김 의장은 31일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한 뒤 주중에는 전경련.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도 찾아 여당의 이 같은 친기업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필요하다면 재벌 총수들도 직접 만나겠다"고 했다.

채병건 기자

◆ 재계가 사면 또는 선처를 요청한 기업인들= 박용오.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 김석원 쌍용양회공업 명예회장,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 고병우 전 동아건설산업 회장, 박원양 삼미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김의철 전 뉴코아 회장,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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