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입국 막았는데…호주에 중국인 전용 리조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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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에 위치한 코럴 코스트 헛 라군. [호주 정부 관광청 캡처]

서호주에 위치한 코럴 코스트 헛 라군. [호주 정부 관광청 캡처]

호주 유명 관광지에 중국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고급 리조트가 들어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상황이어서 안전성과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중국 관광객 매년 130만 명 #신종코로나로 수익성 우려 #"2022년 완공 땐 문제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핑크 호수로 유명한 서호주 헛 라군에 중국인 전용 5성급 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약 125만㎡ 부지에 68개 객실과 승마시설을 갖춘 리조트는 직원도 광둥어와 만다린어를 구사하는 중국 현지인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완공 목표시점은 2022년 11월이다.

상하이에 거점을 둔 매크로 캐피털 리미티드와 호주 기업 펄라르고는 이 사업에 1820만 호주달러(약 145억원)를 투자한다. 펄라르고 소유주 샘 버넷은 "이 호텔의 홍보는 마이클 잭슨의 형인 저메인 잭슨이 맡을 예정"이라며 "프로젝트 성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매년 호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은 130만명으로 호주 입국 관광객의 15%에 달한다. 호주 관광업계 추산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은 매년 호주에서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를 소비한다.

SCMP에 따르면 사업 계획 발표 후 일각에서 중국인만을 공략한 사업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호주 멜버른 소재의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호주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호텔업과 소매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며 "식당들은 고객 감소로 문을 닫고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온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했다. 15일까지 예정된 입국 금지 조치는 1주일 연장됐고 향후 주간단위로 연장조치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은 유감과 불만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버넷은 "전 세계 관광 산업이 충격받고 있지만 리조트가 완공될 때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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