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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덕택에 큰 중국판 자라 '코로나19'로 망하나?

중앙일보

입력

'사스'로 흥한 기업, '코로나19'로 망하다!

'중국판 자라(ZARA)'로 불리는 '라샤펠레(拉夏貝爾)' 얘기다. 잘나가던 회사다. 80허우, 90허우(80後·90後, 1980·90년대생)의 여성들에게 특히 사랑받은 브랜드였다. 창업 20년 만에 의류의 디자인, 연구개발, 생산 및 판매 모두를 아우르는 여성패션의 거물급 브랜드로 자리잡은 잘나가는 브랜드였다.

그런 '라샤펠레'가 상장 겨우 2년만에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도대체 최고의 젊은 브랜드 '라샤펠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출처 진르터우탸오]

[출처 진르터우탸오]

창업자 싱자싱(邢加興)이 1998년에 설립한 라샤펠레는 프랑스의 낭만과 우아하고 세련된 패션 문화를 중국인 라이프에 접목한다는 모토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했다. 라샤펠레의 최대 강점은 스타일과 디자인. 스페인 SPA브랜드 자라(ZARA)를 모방한 스타일로 금방 여성 패션계에서 안정적인 점유를 확보했다. 싱자싱은 한때 세계 최고 부자에 꼽히기도 했다.

[출처 제멘신문]

[출처 제멘신문]

라샤펠레의 매장은 전국의 도시 곳곳을 누볐고, 업계에서는 "중국판 자라"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사스가 창궐했던 2003년, 많은 브랜드들이 생산 주문에 소극적일 때, 라샤펠레는 오히려 더 거침없이 생산에 뛰어들었다. 사스가 지나가고 라샤펠레는 기타 브랜드의 재고 부족을 틈 타 할인 등 대대적인 판촉을 벌이며 단숨에 이름을 날렸다. 2007년과 2009년에는 잇따라 외부 출자를 받기는 등 경사가 잇따랐다. 그리하여 2014년과 2017년 각각 홍콩 H주와 상하이 A주 상장에 성공했다.

라샤펠레는 출시 직후부터 매장 수가 급증해 2018년에는 매장 수가 1만개에 육박했다. 하지만 너무 무리했던 탓일까? 오히려 회사의 재고가 늘어나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막기 위해 세일 판매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뚜렷하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출처 제멘신문]

[출처 제멘신문]

지난달 22일 라샤펠레의 2019년도 예상 실적이 나왔다. 예상대로 참담했다. 재작년에 첫 마이너스(-)1억 6000만 위안의 적자가 발생했는데, 2019년 실적은 더 안갯속이다. 약 16~19억 위안의 적자가 예측된다고 밝혔다 . 2년 연속 적자로 인해 라샤펠레는 중국형 관리종목인 ST(Special Treatment)주식이라는 딱지가 붙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 중국 매체의 분석이다. ST는 특별취급종목으로 중국 증권 당국이 경영이나 재무상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구별하기 위해 종목 이름 앞에 붙이고 있는 것으로 이들 주식의 일일 변동제한폭은 5%로 한정된다.

잘나가던 라샤펠레가 왜 이렇게까지 엉망이 된 걸까?  

라샤펠레는 그 원인을 약 4가지로 짚고 있다.

첫째, 부실 및 비효율적인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면서 중국 내 영업망은 연초 9269개에서 연말 4800개로 줄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4억~4억5000만 위안의 적자가 났다.

[출처 봉황망]

[출처 봉황망]

둘째, 현금환급을 가속화 하기 위해 전분기 상품 할인을 강화했다. 회사의 총 매출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억 5000만 위안 감소했다.

셋째, 대출 이자 지출 및 감가상각비 증가 등 재무 비용이 증가됐다. 누적 증가 비용은 1억 5000만 위안에서 2억 위안에 달한다.

넷째, 일부 투자사업의 부실과 처분으로 인한 손실은 약 3억 위안에 이른다.

한마디로 전략 실수다. 상장 시 주가가 최고 30위안까지 올랐던 라샤펠레의 현재 주가는 4~5위안대로 곤두박질쳤다. 지나치게 빠른 확장이 라샤펠레에 얼마나 많은 리스크를 초래했는 지 알 수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19'는 치명타였다. 랴샤펠레 측은 "2020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코로나19는 라샤펠레의 재기 가능성을 완전히 꺾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간 쌓인 부실이 나무를 파먹은 곰팡이 였다면 '코로나19'는 그 나무를 쓰러트린 결정적인 바람이었던 셈이다.

차이나랩 이은령
출처 : 진르터우탸오, 신랑

[출처 네이버중국]

[출처 네이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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