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쓴소리맨' 금태섭 지역구 추가공모…"컷오프 아니냐" 뒷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이 ‘현역의원 물갈이’의 신호탄을 쐈다. 새로 선정한 전략공천 지역에 신창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의왕-과천이 포함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원혜영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21대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원혜영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21대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원혜영)는 지난 15일 회의를 갖고 이 지역을 포함한 8곳(서울 동작을, 부산 북-강서을, 대전 대덕, 의왕-과천, 김포갑, 남양주병, 평택을, 양산갑)을 당 전략공천관리위(위원장 도종환)에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당 전략공관위는 지난달 15일 현역의원이 출마하지 않거나,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곳을 중심으로 1차 전략지역 15곳을 발표했었다.

공관위의 결정이 17일 당 최고위원회를 거쳐 같은 날 개최되는 전략공관위 회의에서 확정되면 전략지역은 총 2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곳 대부분은 당이 영입한 인사들이나 신규 입당자들로 채워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역 의원은 의원평가 하위 20% 포함 여부와 상관 없이 경선을 하는 게 기본 방침이었지만, 향후 추가로 신 의원 같은 케이스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컷오프(cut-off·공천 배제)’를 예고함과 동시에,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의 윤곽도 함께 드러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당사자인 신 의원은 반발했다. 그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 최고위원회에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했다. 민주당 특별당규 16조는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이 동일한 공직의 후보자로 추천을 받고자 신청한 경우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도 “인위적 컷오프는 없고, 정해진 당규대로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했던 당 지도부에 불만이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하위 20%는 원래 경선을 전제로 한 제도였는데 지도부가 제 입맛대로 공천 배제에 활용하고 있다”며 “경선 드라마는커녕 내분만 키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원외 인사들이 밭을 갈고 있던 지역에서도 파열음이 감지됐다. 서울 동작을 예비후보인 강희용 전 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이날 “조속한 시간 내에 당에 공식적인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당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당이 수차례 진행해 온 누적된 여론조사 결과 등 결정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예비후보인 허영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페이스북에 “우리 지역 당원들에게는 계속된 전략공천 트라우마가 남아있다”며 “경선 지역으로 전환시켜달라는 요청을 하겠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도종환 전략공관위원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도종환 전략공관위원장. [연합뉴스]

당 공관위는 이날 총 87곳의 추가 공모 지역도 발표했다. 공천 신청자가 1명뿐인 단수후보 지역 외에 서울 강서갑, 천안갑, 증평-진천-음성 등 복수의 예비후보가 등록된 3곳도 포함됐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서울 강서갑의 경우 대항마를 자처했던 정봉주 전 의원이 ‘후보 부적격’ 판정으로 낙마했는데도 추가 공모를 받기로 한 것을 두고는 “컷오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 당 공관위 관계자는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금 의원과 정 전 의원의 지지도가 비슷하게 나왔는데, 정 전 의원이 빠지면서 금 의원의 본선 경쟁력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 의원은 페이스북에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당의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