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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2심도 무죄 나오자 "야당 정치인 정치탄압 드러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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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강원랜드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업무방해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강원랜드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60) 자유한국당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자 “그야말로 야당 유력 정치인에 대한 정치탄압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 외압·항명 사태 논란을 거쳐 기소한 검찰이 결국 무리한 게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는 13일 오전 11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法 “실체적 진실은 모르겠으나···합리적 의심 배제할 정도 증명 안 돼”

2심 재판부는 “형사재판은 검사가 입증책임 지는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은 모르겠지만 법관의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권 의원에게 적용된 1·2차 교육생 선발 관련 업무방해·비서관 채용 청탁 관련 업무방해 및 제3자 뇌물 수수·사외이사 선임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39명을 부정 채용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확실한 증거의 유무가 두 의원의 유무죄를 갈랐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는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는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염 의원이 청탁한 사람들은 염 의원과 같은 당 소속으로 선거를 도와주고 주요단체 간부로 향후 선거를 도와줄 지위에 있는 사람, 정선 기초의원으로 지역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 염 의원의 친구와 지인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권 의원의 청탁대상자라고 알려진 사람들은 권 의원과 관련성이 없거나 청탁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 강원랜드 인사팀이 청탁자와 청탁대상자를 관리한 엑셀 파일의 ‘권시트’가 권 의원을 지칭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수사외압 논란에 독립 수사단까지 꾸렸지만…“묻지마 기소” 비난 받아

선고가 끝난 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정부에 비판적인 국회의원에 대해 무차별적인 기소가 이뤄지고 무죄가 선고되고 있다”며 “이 사건은 그야말로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증거법칙과 법리를 완전히 무시한 ‘묻지마 기소’ ‘엉터리 기소’”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2018년 10월 이 사건 수사를 처음 맡았던 안미현 전 춘천지검 검사가 수사외압을 폭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상관으로부터 ‘(수사 대상인) 권 의원이 불편해한다’는 말을 듣고, ‘권 의원과 염 의원, 그리고 고검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해달라’는 압력을 지속해서 받았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는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도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2018년 2월 양부남 당시 광주지검장을 단장으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라는 별도의 독립적인 수사단을 꾸렸다. 이후 수사단이 “문 총장이 당초 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항명 사태를 빚기도 했다.

지난 2018년 5월 15일 안미현 검사가 서울 서초동 변호사 교육문화관에서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 수사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일보]

지난 2018년 5월 15일 안미현 검사가 서울 서초동 변호사 교육문화관에서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 수사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일보]

안 검사의 폭로 직후 검찰은 외부 인사가 참여한 전문자문단의 자문 절차까지 거치며 수사외압 의혹을 함께 수사했다. 그러나 외압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났다. 당시 대검 관계자도 “염 의원에 대해서는 적극 수사하라고 했고 권 의원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신중히 검토하고 수사 지휘를 한 것”이라며 외압 프레임에 반박했다.

검찰은 2년여의 수사 끝 권 의원과 염 의원,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강원랜드 인사팀장 등을 기소했다. 최 전 사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염 의원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권 의원에게는 이날 2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가 선고됐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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